[인터뷰]군산공장 폐쇄에 맞서는 노동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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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지엠지부 군산지회]

[편집자 설명] 『사회주의자』는 한국지엠이 처한 상황을 중요하게 보고 있고, 한국지엠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금 한국지엠 투쟁에서 핵심 지점은 지엠자본이 하려는 군산공장 폐쇄를 막아내는 것이다. 이 가장 기본적인 투쟁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더 진전된 투쟁을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우리는 지면을 할애하여 군산공장 노동자에게서 현재 상황과 각오를 들어보고자 한다. 인터뷰는 한국지엠지부 군산지회 정책기획실장 정태양 동지와 진행되었다.

Q1. 먼저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전국 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군산지회 정책기획실장 정태양입니다. 제가 처음 입사한 곳은 2004년에 대진프레닝이라는 협력업체 조립부였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회사생활이 처음이라 정규직, 비정규직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름표를 주는데 다른 거예요. 그래도 그런가보다 했는데, 월급명세서를 받고나서 아는 정규직 형에게 얼마 받았냐고 물어보니 제 월급하고 차이가 있는 거예요. 1년 2년 회사생활을 하다 보니 복지, 처우, 급여 등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됐고, 이런 것이 차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당시에는 정규직 되는 것이 꿈이었고, 4번의 낙방 끝에 4년 만에 정규직 발탁 채용에 합격하여 한국지엠 정규직이 되었습니다. 그때 그 기쁨은 솔직히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그 기분으로 돌아가고 싶네요.

Q2. 한국지엠 군산공장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군산공장이 잘나갈 때는 연간 20만대 이상씩 계속 생산, 수출하며 지엠의 이익 극대화에 최적화된 공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쉐보레 유럽 철수 이후 생산대수가 2013년도에는 반토막 나서 10만대, 2016년, 2017년은 3만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인원도 많을 때는 3,800명까지 됐었는데, 지금은 많이 줄었죠. 얼마 전 비정규직 동지들 170여명이 해고통지를 받았고요. 현재 희망퇴직자 제외하고, 600~700대오(사무직 포함) 됩니다. 그래도 공장폐쇄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는 약 2천대오까지는 되었거든요.

Q3. 희망퇴직 인원이 예상보다 많습니다. 희망퇴직을 쓰지 않고 싸우고 있는 조합원들도 여전히 상당히 있는데 분위기가 어떤가요? 군산공장 조합원들의 단결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위해 어떻게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까?

회사에서 사전 작업을 했을 건데, 5월말 부로 정리해고 한다는 말들이 퍼지기 전까지는 많이 안 썼어요. 한 300명 정도였죠. 파업하기 전 마지막 날 많이 몰려 썼더라구요. 지금 남아있는 조합원들과 간부들은 군산공장에 천막 4개동을 치고 투쟁 하고 있습니다. 저희 선거구가 37개가 있는데 선거구별로 일정표를 만들어 놓고 그 일정표에 해당되는 선거구 조합원은 무조건 참여하고 나머지 조합원들은 자유스럽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롯데마트, 극동주유소사거리가 제일 크고 사람들도 많이 다니거든요. 그곳에서 출퇴근시간에 피켓 선전전을 하고, 오전에는 영상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동가요를 잘 모르는 조합원들이 많아서 노동가요도 재미있게 배우고, 일부 조합원들은 철야농성을 함께 하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부평공장에서 회의나 일이 있을 때 조합원들도 함께 올라오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현재 남아있는 조합원들은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열의가 강하기 때문에 오히려 2천대오가 있을 때 보다는 결속력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오가 끝까지 함께 한다면 공장폐쇄 철회 및 전 조합원 고용안정을 분명히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한국지엠지부 군산지회]

Q4. 설 연휴를 앞두고 한국지엠은 갑작스럽게 군산공장 폐쇄를 일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한국지엠 철수설이 계속 제기되어 왔는데, 노동조합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을 해 왔나요?

2008년 군산공장에서 J-300 크루즈 차를 생산했어요. 그때는 그 차가 많이 팔렸거든요. 그런데 2012년 임단협에서 J-400(크루즈 후속)을 군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확약하고선 취소를 했어요. 그리고 2014년 D2UC(캡티바 후속)도 군산공장 생산을 약속한 후 취소했어요. 가장 큰 타격이 J-400을 군산에서 생산한다고 했다가 안 한 거예요. 그때부터 많이 양보했던 것 같아요. 회사 측한테. 우리는 군산공장에서 생산할 차가 없으니까 뭐라도 받아오려고 했고. 그때 비정규직 식구들이 많이 나갔어요.

회사 측에서 J-400크루즈는 중국에서 생산하고 D2LC(올 뉴 크루즈)는 군산공장에 줄 테니 양보하라고 요구했어요. 회사는 “이 차 10년간 만들 수 있다. 연간 7만대 이상 판매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인터넷에 기사가 떴는데 가격정책에 실패했다는 거예요. 아반떼보다 400만원 비싸다고, 우리는 회사가 일부러 그랬던 것 같아요. 차 안 팔리게 하려고. 그런 과정에서 생산물량이 줄어드니까 지역에서 ‘지엠 차 사주기 운동’도 하고, 노동조합이 군산시, 전라북도, 시민단체 등과 범시민대책위를 만들고, 선거철이니까 후보들도 와서 지엠 군산공장 이야기를 다루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응도 하기 전에 갑자기 공장 폐쇄를 시켜 버린 거죠. 물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올해 생산계획까지 나와 있었기 때문에, 무슨 일은 있겠구나 생각은 했지만 공장폐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Q5. 노동조합은 현재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주요 요구로 내걸고 있습니다. 반면 지엠은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군산공장 폐쇄에 대해서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향후 어떻게 대응할 계획입니까?

저희는 군산공장 패쇄 철회가 최우선이죠. 물론 조합원 중에서 공장폐쇄를 인정하고 창원이나 부평으로 전보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가지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 같은 경우만 보더라도 군산에서 태어나서 한 번도 군산을 떠나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다른데 가면 못 살 것 같아요. 그래서 여기 아니면 안 된다는 의견을 가지신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적은 인원이지만 어떻게 하든 공장폐쇄를 철회시키고, 우리끼리라도 교육이라도 하면서 군산공장 지키자, 이런 거죠.

지금 회사 측에서 계속해서 우리들이 전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흘리고 있고, 희망퇴직을 쓴 사람에 한해서 전보를 내주겠다고 회유하고 있어요. 또 월요일(3월 12일)에 실제로 군산에서 사무직, 관리자 등 비조합원 희망퇴직 대상자 중에 고위직 라인 사람에게 전보발령을 내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에서는 인정할 수 없다고 강력히 항의하여 막아 놓은 상태입니다.

15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군산공장 폐쇄가 철회될 때까지 전보, 전환을 무조건 막는다고 결의했습니다. 현장뿐만 아니라 사무직, 관리자들까지도 막는다고 결의한 상태입니다. 또한 임시대의원대회에서 2018년 임단협 요구안이 확정되었습니다. 교섭 과정에서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며, 뚜렷한 대안이 없을 경우 2018년 임단협의 끝은 없다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대내외 투쟁을 더욱 강화하고 정부, 국회의원들에게도 군산공장 회생 방안에 대한 모색을 요구할 것입니다.

Q6. 군산공장 폐쇄에 대한 대안으로 공기업화, 국유화 등 국가가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러한 대안들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요?

국유화, 공기업화 좋긴하죠. 하지만 노동조합은 지금 공장폐쇄 철회가 먼저입니다. 다른 방안을 논의 하는 것에 앞서 투쟁이 우선 만들어져야 한다고 보고, 현재로서는 공장폐쇄 철회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 할 생각이고 상황을 주시하면서 나아갈 방향을 잡아 갈 것입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할 여력이 없네요.(웃음)

Q7. 최근 여러 집회에서 2014~5년 당시 군산공장 비정규직 1,000명 해고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하지만 또다시 200명이 해고가 되어 사실상 비정규직 전원이 공장을 떠났습니다. 비록 소수이기는 하지만 공장 앞에서 2년 넘게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들과 어떻게 함께 해나갈 것인지 말씀해 주세요.

솔직히 비정규직이 1,000명 해고되었을 때 집행부도 저희였거든요. 저는 교육부장이었습니다. 그때 저를 회사에 소개해준 친구가 있었는데 저보다 비정규직 생활을 1년 먼저 했지만 저만 정규직이 되었어요. 그 친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 올 때도 대답을 못해줬어요. 핑계긴 한데 생산물량을 받는 데만 목을 매다 보니 주위가 안보이더라고요. 친구도, 동료도 안보이고. 이 차를 무조건 받아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어요.

안타까운 일이었죠. 그것 때문에, 우리가 그런 실수의 경험이 있어서, 지금 다른 동지들에게 “같이 투쟁합시다” 이런 말 잘 못해요. 그렇지만 지금은 같이 해야죠. 사무실이나 현장 재조직, 출근 선전전 등 작은 것부터 함께 해나가야죠.

Q8. 군산지역에서는 앞서 현대중공업 폐쇄에 이어 한국지엠 공장까지 철수를 해서 반발이 많습니다. 지역 분위기를 말씀해 주세요.

유령도시가 되었죠. 말 그대로 심각합니다. 공단이 외곽에 있었어도 상권 형성이 잘 되어 있었어요. 시내 쪽은 저녁장사를 주로 했지만 이곳도 꾸준히 잘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 나갔어요. 현대중공업 때 시에서 늑장대응을 했어요. 그리고 그때 이슈가 많이 안 되었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비정규직이 거의 100%라서였어요. 5,000명 중에 울산에서 온 몇 명을 제외하고는 다 젊은 비정규직들이었죠.

현재 군산시에서 파악한 것으로는 한국지엠으로 인한 일자리가 15,000개 정도가 된답니다. 시에서도 난리가 났죠. 문제는 현중, 한국지엠 노동자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곧, 다른 지역으로 인구가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죠. 군산시도 이러한 것들을 너무 잘 알고 있고 그래서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철회에 나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시민들도 노동조합 투쟁에 대해 강성노조 귀족노조로 보는 시각은 별로 없습니다. 물론 그동안 노동조합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한 것도 있지만,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군산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20%가 된다는 영향도 있을 겁니다. 오죽하면 해병대전우회나 상공회의소 같은 보수단체조차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Q9. 정부에서는 현재 ‘고용위기특별지역’, ‘산업위기특별지구’ 등 선정을 통해 지원을 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어떤지 말씀해주시고,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혜택을 주면 잠깐은 괜찮겠죠. 실업급여 몇 달 더 주고 그러면 잠깐은 자기네들 생색내는 데 좋겠죠. 그리고 공적자금 투입 어쩌고 하는데, 노조에서는 애초부터 투입하지 말라고 했어요. 노동조합 생각은 “조건 없는 지원은 해외 공장 폐쇄 사례와 같이 한국지엠의 철수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지엠이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강력한 법적 규제와 약속이 필요하고 투명한 재무상태를 만들어야 하며 공장별 장기적 미래발전 전망, 향후 몇 십 년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는 강제적 확약, 인력 구조조정 반대 등의 한국지엠의 확실한 약속이 동반되어야 한다”입니다.

그에 앞서 노동조합이 군산시나 전라북도에 요구하는 것은 국정감사를 실시해서 군산공장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밝혀내라 하는 것입니다. 진짜 우리가 잘못해서인지 아니면 누군가 의도적으로 군산공장을 폐쇄시키려고 한 건지 정부에서 철저히 밝히고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선심 쓰듯이 내놓는 일시적인 대책은 안 된다고 봅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공장폐쇄를 수용하면 군산은 일 할 곳이 없다라는 것입니다. 페인트, 부품 등 다 합치면 15,000~20,000명이 됩니다. 그 사람들 몇 달치 실업급여 받고나면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하는데 어디로 갑니까? 갈 데가 없어요.

Q10. 마지막으로 전국의 노동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언론에서는 한국지엠이 강성노조, 귀족노조라 하지만 저희 군산지회는 회사가 고통분담을 요구했을 때 많이 양보하고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며 합의해 왔습니다. 그 합의로 많은 노동자들이 현장을 떠나야했습니다. 결국 양보를 하다하다 공장폐쇄까지 왔습니다. 그래서 저희 투쟁에 동참해달라고 시원하게 말도 못합니다. 부평, 창원 제 조직들이 안와서 서운하기 보다는 우리가 그렇게 했으니까 그렇겠지 생각합니다. 그때 우리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지만, 한사람도 내보내지 않고 싸워야 했었는데. 이게 가장 후회됩니다.

그렇지만 이젠 바꿔나가야죠. 조합원들도 이런 상황, 투쟁이 처음이고, 우리가 먼저 열심히 투쟁해야 함께 하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조건적인 양보가 능사가 아니며, 양보는 또 다른 양보를 낳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으면 다시는 싸울 기회조차 없을지 모릅니다. 결단이 필요할 때 단호히 결단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함께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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