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자유주의자들은 승리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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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경북문화신문]

6월 13일에 열린 제7회 지방선거는 60.2%라는 역대 두 번째 높은 투표율 속에서 마무리되었다. 이번 선거 결과로 명백하게 드러난 사실은 수구 자유한국당의 몰락과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선거 결과는 노동자, 민중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수구세력의 몰락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인해 앞으로 노동자 민중의 투쟁은 어려운 조건에 처하는 것인가? 분명 이런 판단을 하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정확한 것이 아니다.

맑스는 『자본론』 3권에서 “만약 사물의 현상형태와 본질이 직접적으로 일치한다면 모든 과학은 불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현상적으로는 민주당이 압승했으나 그 이면에 놓인 본질적 측면들을 보면 오히려 향후 자유주의 세력의 한계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노동자 민중이 자기 목소리를 내며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 글은 지방선거 결과를 살펴보며 왜 그렇게 보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지방선거 결과, 어땠나?

① 민주당의 압승과 수구세력의 몰락

일단 이번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수치로나 내용적으로나 모두 민주당의 압승과 수구 자유한국당의 몰락이 확연하다.

당선된 전체 단체장, 의원들 중 2,455명이 민주당 소속인 반면 1,201명만 자유한국당이다. 2014년 선거에서 광역단체장 중 새정치민주연합(더민주당 전신)은 9명,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은 8명이었는데, 이제는 그 비율이 14:2로 바뀌었다. 광역의원의 경우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이 349명, 새누리당이 416명이었던 반면 지금은 652:137이 되었다. 지방단체장의 경우에는 더 극명하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80명, 새누리당 117명이었던 지방단체장은 완전히 역전되어 민주당 151명, 자유한국당 53명으로 바뀌었다. 그 세부내용으로 들어가면 이런 양상은 더욱 커진다. 가령 경기도 의회의 경우 비례대표를 뺀 129석 중 128석을 민주당이 가져갔고 자유한국당은 단 한 석만 당선되었다.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총 12곳의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11석을 석권했고 나머지 한 곳인 경북김천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었다.

② 대구·경북 지역의 변화

그나마 자유한국당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도록 해준 것은 이른바 ‘TK’, 대구·경북지역이었다. 광역단체장 두 석이 모두 TK에서 나왔고, 기초단체장은 53석 중 24석이, 광역의원은 137석 중 66석이 나왔다. 그러나 TK에서도 자유한국당의 위치는 위태로웠다. 예를 들어 광역의회 비례대표 정당지지율을 보면, 대구의 경우 지난 선거에서 새누리당 69.9%, 새정치민주연합 23.8%을 얻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이 46.14%를, 민주당이 35.78%를 얻어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대거 하락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경북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박정희의 고향인 구미에서는 지방선거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되는 일이 일어났고 시의원 8명 중 6명이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되었다.

③ 울산: 노동자에게 외면당한 사이비 진보정당들

마지막으로 전통적으로 노동자 도시라고 부르는 울산에서 이른바 ‘진보’로 포장된 사이비 진보정당들의 선거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울산에서는 2000년대 이후 노동자 출신이나 진보정당 소속 후보들이 꾸준히 당선되어 왔다. 바로 전 총선에서는 김종훈, 윤종오 등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의당, 민중당은 처참한 결과를 받았다.

울산지역에서는 사이비 진보정당과 노동당 등이 민주노총 지지후보라는 이름으로 후보단일화를 해서 민중당 34명, 정의당 9명, 노동당 4명이 선거에 나왔다. 이 중 당선된 후보는 울산 북구 나선거구에서 3위로 겨우 당선된 민중당 후보밖에 없었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지지율에서는 정의당이 6.45%, 민중당이 5.32%로 총 11.77%를 받았다. 이는 2014년 선거의 15.77%에 비해 4%p 후퇴한 것이다. 울산 동구, 북구, 남구 구청장에 출마한 민중당 후보들은 모두 3등으로 낙선했고, 시장으로 나온 김창현 후보 역시 4.7%를 얻어 3위에 그쳤다.

이런 결과는 무시 못 할 의미가 있다. 오랫동안 ‘노동자’, ‘진보’라는 간판을 내걸고 활동했지만 실제로는 자유주의 수준의 정치에 머문 온 사이비 진보세력에 대해 노동자들은 민주당과 별반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 것이고, 그 결과 전국적인 선거 분위기 속에서 노동자들은 사이비 진보정당들이 아니라 민주당에 투표했던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사이비 진보정당들이 정리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수구세력의 몰락은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인 수구 자유한국당의 몰락은 뜻밖의 일이 아니다. 이미 그들의 몰락은 2016년 촛불투쟁 이후 예견된 것이었다. 『사회주의자』는 이 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여러 차례 실은 바 있다. 예컨대 성두현의 기사 「향후 한국 사회는 자유주의와 사회주의가 대립 경쟁하는 구도로 가야」는 수구세력의 몰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수구정치세력이 급속하게 몰락한 것은, 박근혜정권이 그만큼 시대착오적이고 반동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배계급조차 박근혜정권 유형의 정권 재창출이 지배질서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판단할 정도로 박근혜체제는 낡은 것이었다. 그래서 지배계급조차 박근혜를 버린 것인데, 박근혜와 친박은, 민중뿐만 아니라 지배계급으로부터도 철저히 고립된 상황에서 끝까지 버티기를 고집함으로써 수구정치세력의 급속한 몰락을 재촉하였다.

수구세력이 박근혜 탄핵과 함께 곧장 사라지지 않은 것은 그들이 국회나 권력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여전히 상당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미 스스로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졌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잠시만 버티면 집권세력의 실정이 누적되면서 재기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지금까지의 한국정치는 수구세력이 생각한 대로 전개되어 왔다. 자유주의세력이 집권하다 실정하면 그 반사이익은 수구세력이 챙겼고, 이것은 수구세력의 집권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한창 촛불투쟁이 거세던 2016년 12월 3일, 친박세력의 우두머리 서청원은 “임기가 3년 반 남았다. 흔들리지 마라”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착각이었다. 민중은 이제 수구세력을 청산의 대상으로밖에는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확인되었다. 한 마디로 말해, 촛불투쟁의 역사적 규정력은 강력했고 촛불 민중에 의해 내려진 판결은 단호하게 집행되었다.

수구세력의 몰락을 재촉한 또 다른 요인은 바로 한반도 정세의 큰 변화였다. 수구세력은 해방 이후 한반도 분단에 앞장섰고 이로써 수립된 분단국가 안에서 오랫동안 지배계급으로 군림해왔다. 이들은 70여년의 분단·냉전 구도에 기대어 존재했던 너무나도 낡은 세력인 것이다. 따라서 남·북·미 대화 분위기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분단구조가 무너지기 시작하자 수구세력은 더 이상 존립하기 어려워졌다. 민중 대다수가 한반도 대화 분위기를 환영하고 있는데도 홍준표와 자유한국당은 계속 이를 비방하고 공격했고, 이를 통해 수구세력의 결집을 도모했다. 심지어 홍준표는 선거가 끝날 무렵 트럼프까지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이제 자유주의 정권의 한계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위와 같은 이유에서 자유주의 정치세력인 민주당의 압승은 오래 전부터 예견되어 왔고, 심지어 자유주의 세력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수구세력이 무력한 상태로나마 계속 존재하길 바랐다. 수구세력이 민중들에게 계속 시대착오적이고 반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선거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홍준표가 민주당 압승의 일등공신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촛불투쟁의 결과로 등장한 문재인 정권은 스스로를 ‘촛불정부’라 부르고, 적지 않은 민중들이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에 대해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자본가계급을 대변하는 정치세력으로, 촛불투쟁에 나온 민중의 요구와 바람을 실현할 수 없는 세력이라는 한계를 애초부터 갖고 있었다. 촛불 민중의 요구 중 가장 밑바탕에 있는 요구가 악화되는 삶의 조건에서 비롯되는 요구이고 이 요구는 바로 자본주의의 모순이 악화되어 발생한 것인데 반해, 민주당은 자본가계급의 이해를 대변하기에 이 요구를 전혀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유주의 자본가세력인 문재인 정권의 한계는 머지않아 드러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집권 1년 동안에도 이미 문재인 정권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었다. 박근혜, 이명박 및 그 측근 몇몇이 구속되어 실형을 살게 된 것 이외에는 촛불 투쟁 당시 제기된 민중의 요구 중 크게 실현된 것이 없었다. 그나마 생색을 낸 것이 최저임금 인상이었는데, 이것마저도 지방선거 직전 최저임금법 개악을 통해 무력화시켰다. (자세한 내용은 박준규의 「최저임금 개악, 자유주의 정권의 본색을 드러내다」를 참고하기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한계가 본격화되지 못한 것은 수구세력이 잔존하고 정권이 한반도 정세가 올 초부터 획기적으로 변화한 덕을 봤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김성태조차 “이번 선거는 국민들이 자유한국당을 탄핵한 선거”라고 말할 정도로 지방선거를 통해 수구세력이 몰락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따라서 민주당은 자신의 치부와 실정을 수구세력 탓으로 돌리기 어려워졌다. 또한 민중의 입장에서는 만약 정권이 민중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수구세력이 혹여 재기할까 신경쓰며 마냥 기다리고만 있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낼 조건이 형성되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이 갖고 있는 한계는 이제 노골화될 것이다.

이미 이번 지방선거 기간에서 그 기미가 드러났다. 수구세력이 살아있어서 ‘민주대연합’ 구도가 힘을 발휘할 때에는 선거 기간 동안 수구세력과 대결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 기간 내내 최저임금 개악을 규탄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투쟁이 지속되었다. 전북, 인천, 경북 등 각 지역의 조합원들은 홍영표나 환노위 위원 등 최저임금 개악에 책임이 있는 자들이 민주당 유세를 지원하는 곳에 찾아가 최저임금 개악 반대 항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홍영표는 “대선에서 문재인 찍었냐”는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특히 구미에서의 활동은 큰 의미가 있었다. 수구세력의 지역 독재가 오랫동안 유지되던 구미에서는 홍영표가 “경북에도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민주세력의 노력을 이렇게 분열시키면 안됩니다”라는 입장을 내는데도 아랑곳 않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민주당 유세에 찾아가 날세게 항의했다.

[사진: 한겨레]

지방선거가 끝나고 벌써 민중이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선거 전 한국갤럽이 실시한 직무수행 긍정·부정 평가에서 문재인 정부는 외교 대북 성과 외에는 내세울 긍정적 직무수행 평가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이른바 ‘경제·민생’문제 해결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높게 나타났다. 앞서 언급했듯이 선거 직전 최저임금법을 개악하면서 노동자들의 반발을 샀다. 게다가 선거 직후 발표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5개월 연속 실업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서고 실업률·청년실업률 모두 5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현재 고용상황이 최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삶의 조건 악화에 대해 민중들은 문재인 정권이 ‘우리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겠지’라고 생각하며 마냥 기다리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주의가 답이다”

지방선거로 수구세력의 몰락은 분명해졌다. 그 결과 민주당, 문재인 정권 등 자유주의 세력의 정치적 한계는 노골화될 것이다. 또한 수구세력의 몰락에 힘입어 시간이 갈수록 민중들이 품고 있는 자유주의 세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깨지게 될 것이다. 민중은 가면 갈수록 자유주의 세력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자기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투쟁에 나서게 될 것이다. 민주당의 압승은 더 깊이 추락하기 위한 비상에 불과했다. 한편 사회주의, 진보세력은 향후 등장할 노동자 민중의 의식과 투쟁이 더욱 급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이런 변화는 새로운 정치구도를 요구할 것이다. 이전과 같이 자유주의 세력의 실정이 수구세력의 집권으로 이어지는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울산의 선거 결과에서 확인되었듯이 사이비진보정당들이 진보를 가장하며 노동자의 눈과 귀를 어지럽히던 시기도 그 끝을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자유주의 세력에 대당하는 새로운 급진적 정치세력이 등장해야 한다. 이 정치세력은 다름 아닌 사회주의 세력일 수밖에 없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민중들의 삶의 조건 악화는 바로 자본주의 모순 때문에 발생한 것이고, 자본주의에 대한 해답이 바로 ‘사회주의’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문제는 자본주의다”, “사회주의가 답이다”라고 외치며 사회주의 정당의 건설을 준비할 때이다.

한개의 댓글

  1. 유럽의 사회주의는 중요한 정치 결사체이다. 남한에서도 사회주의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며 정치 결사체로서 자리메김 할 수 있게 노력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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