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가 정치세력의 허구적이고 시대착오적인 프레임 경쟁―좌파독재 대 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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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요즈음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이 내놓고 있고 언론에 연일 보도되고 있는 말들을 듣고 있다 보면 황당함을 금할 수 없다. 자유한국당 대표로 선출된 황교안은 4월 30일 “문재인 세력들은 독재를 위한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의회민주주의의 길을 파괴시키고 좌파독재의 길을 열었다.”, “이제는 5,000만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좌파독재에 맞서 저를 하얗게 불태우겠다.”고 발언하였다. 이와는 다른 편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친일청산”을 전면에 내걸며 이를 현재의 제1의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다음 총선을 한일전으로 만들겠다는 말도 나돈다. 이로 인해 21세기인 2019년 현재에 갑자기 좌파독재 대 친일이라는 프레임 경쟁이 자본가 정치세력에 의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치열함’이 숨길 수 없는 좌파독재 대 친일 프레임 경쟁의 허구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성격

바로 앞에서 ‘치열하게’라고 조롱조로 강조하여 표현했는데 보다 정확한 표현은 ‘요란하고 시끄럽게’가 될 것이다. 말이 실제와 완전히 동떨어지고, ‘역사바로세우기’를 억지로 현재의 정치와 연결시키다보니 그 만큼 프레임 경쟁이 요란하고 시끄럽게 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우선 문재인 정권을 좌파독재로 규정하는 것부터 살펴보면, 헛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문재인 정권은 오래전부터 외신조차 자유주의(liberal)정권으로 부를 만큼 논쟁의 여지가 없는 자유주의 정권이다. 문재인 정권이 내놓는 정책을 살펴봐도 그렇다.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좌파적이라고 공격하고 있지만 이것은 지극히 자유주의적인 정책에 불과하다. 이것은, IMF조차 현재의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제시하고 있는 소득불평등 완화 정책의 일종이다. 촛불집회를 배경으로 등장한 정권에 대해, 탄핵당한 박근혜의 후예정당인 자유한국당이 독재 운운하는 것은 가히 코미디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은 ‘역사바로세우기’ 캠페인의 연장선에서 친일청산캠페인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유한국당의 친일적인 역사적 뿌리를 부각시켜 이를 자신의 존재 이유로 삼고 총선에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제 시대의 역사가 집중적으로 호출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박남일의 글 「자유주의자들의 ‘역사 바로 세우기’는 ‘현실 거꾸로 세우기’」가 폭로한 바 있다. 독자들은 이 글을 참조하기 바라며 특별히 한 가지 점을 재강조하도록 하겠다. 1945년도에 해방이 되었으므로 일제 시대의 친일파들은 거의 다 사망하였으며 친일 잔재는 현재도 유지되는 제도와 문화, 그 후손들의 영향력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친일파들 후손의 영향력은 한국 사회에서 매우 크다. 그들은 친일파 조상 덕에, 고등 교육을 받을 수 있었으며 많은 부를 물려받고 높은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현재의 힘이다. 이것을 해체할 수 있는 것은 친일청산 캠페인 같은 수준의 것이 아니다. 소유와 상속에도 손을 댈 수 있는 현재의 운동이 필요하다. 이것은 캠페인성의 단순한 친일청산운동이 아니라 체제를 바꾸는 운동이다. 친일청산 캠페인이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은 숨겨진 친일 경력을 폭로하는 것, 후손들과 추종자에 의해 세워진 동상들을 공공의 장소에서 철거하는 것, 서훈 박탈 정도의 것들뿐이다. 작년 말에 마침 필자는 남이섬으로 수련회를 갔다 왔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는 남이섬의 주인이 친일파 후손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어 친일청산캠페인이 얼마나 현실을 바꾸어내는 데에서 허약한 것인지를 되새겨 본 적이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자본가 정치세력의 허구적이고 시대착오적인 프레임 경쟁은 민중의 삶과 관련한 진정한 쟁점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다.

2016-17년 촛불집회를 통해 민중들은 지속되는 자신의 삶의 문제 악화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대중적으로 선언하고 이의 해결을 요구하였다. 민중들은 악화일로의 삶의 문제 해결을 절박한 제1의 시대적 과제로 만들어내었다.

작년의 자자체 선거에서의 압승과 선거 직후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은 전임정권들과 똑같이 문재인 정권 역시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는 것을 민중들이 알게 되어 지지를 급속히 철회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80%대에서 40%대로 급락하자 자본가정치세력의 허구적이고 시대착오적인 프레임 경쟁이 본격화되었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하는 수구세력은 과거와 똑같은 방식으로 자유주의세력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친북, 종북세력이라는 용어를 단지 좌파독재세력으로 바꾸었을 뿐이고 문재인 정권의 모든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좌파정책으로 규정하고 이 때문에 “경제가 망했다”는 선동을 본격화했다. 수구세력은 자신들이 대안으로 내걸고 있는 정책이 전임정권들의 정책으로 민중들의 삶을 파탄 냈던 정책이라는 사실을 민중들을 바보 취급하며 호도하였다. 문재인 정권은 이에 대해서 수세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자유주의적인 일부 개량조치도 후퇴시켰다. “경제가 안 좋은 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의 잘못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정책효과가 날 것이다”라고 맞대응하였지만 지지율이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았다. 세계자본주의체제의 위기가 본격화되자 뾰족한 대응책도 없게 되었다. 그래서 자유주의세력과 문재인 정권이 대응책으로 내놓은 것이 ‘친일청산’ 프레임인 것이다. 어떻든 자신보다도 더 형편없는 자유한국당과의 대비 효과로 자신의 지지기반을 유지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그러나 진실은 수구세력, 자유주의세력의 주장 어디에도 있지 않다. 문제는 자본주의체제 자체에 있고 수구세력, 자유주의 세력 모두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

현재의 민중의 삶의 악화는 자본주의체제 자체 때문이다. 수구세력, 자유주의세력 모두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 민중들은 이미 자신들의 삶의 문제 해결이라는 과제를 제출하였으며 이를 해결할 세력에게는 지지를, 그렇지 못하는 세력에게는 반대할 결의를 갖고 있다. 민중들은 문재인 정권이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큰 폭으로 지지를 철회하였다. 똑같은 이유로 수구세력들의 프레임 공세에도 불구하고 민중들은 과거처럼 여기에 쉽게 현혹되지 않고 있다. 확실한 것은 앞으로 민중들의 이러한 태도는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필자가 자본가정치세력들의 프레임 경쟁이 ‘요란하고 시끄럽다’고 표현한 것은, 이들이 문제의 핵심을 여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모두가 무능력을 드러내고 있어 민중의 마음과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이번 호의 박준규의 글, 「자본주의의 앞날을 걱정하게 된 미국 자본가들」에서는 자본주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대응책을 내놓는 다양한 미국자본가들의 주장이 소개되고 있다. 이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자본가들과 자본가정치세력은 문제의 핵심에 전혀 다가서지 못하는 무능력을 노출시키고 있다.). 이들은 민중들이 다 알고 있는 제1의 요구, “우리의 고달픈 삶을 해결해 달라!”는 절박한 요구를 삼척동자도 그 속셈을 알 정도의 프레임으로 호도하며 “적대적 공생관계”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정치세력이 쉽게 의존할 수 있는 수단이 이전투구식의 진영싸움인데 바로 수구세력, 자유주의세력이 이 수단을 쓰고 있는 것이다.

사회주의, 진보세력은 이러한 자본가정치세력의 프레임 경쟁의 본질을 적극적으로 폭로해야 한다. 수구세력, 자유주의세력 모두 자본주의체제에 손을 대려하지 않기 때문에 민중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세력이라는 것을 폭로해야 한다. 또한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 하락과 자유한국당의 일부 지지세 회복, 여기에 따르는 자유한국당의 ‘좌파독재’공세 때문에 민중이 자유주의세력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타날 수 있다. 민중들이 이러한 우려의 인질이 되지 않고 대안을 찾아 갈 수 있도록 문제를 다음과 같이 간명하게 제시하고 투쟁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는 자본주의체제에 있다. 수구세력, 자유주의 세력 모두 자본가들의 이해를 대변하기 때문에 민중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들 모두와 투쟁하며 민중이 주체로 나서서 자본주의체제를 바꾸어야 한다.

1 COMMENT

  1. 결국에는 수구세력은 친자본 반노동자성향의 노골적인 이빨을 드러냈고 자유주의세력은 눈속임정치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인상은 결국 양대노총잔치에 일자리감소로 생계난을 겪는 저소득층의 양극화로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했다. 비정규직의 소득격차가 줄었다고?? 웃기지마라
    비정규직의 삶이 피폐해졌고 무엇보다 제조업분야에서 대기업정규직만 가장 큰 특혜를 누리고 있다. 지금 전국의 제조업중심도시의 중견사업장이하의 고용상황을 직접 확인하라 얼마나 심각한지..
    현정부의 가짜뉴스와 언론플레이에 대한 저소득층의 원성이 들리지 않는가??
    인원감축으로 고용이 축소되어 일자리가 대폭 사라지고 있다. 언제까지 미.중간 무역갈등과 이명박근혜정권의 탓으로 돌릴 것인가??? 교활함과 오만방자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현정부가 더이상 민생을 논할 자격이 없다.
    문재인정부는 공중파방송을 장악했고 언론인들이 현정부의 프로파간다로 전락했다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가 재료비 노무비 제조간접경비 등 제조원가를 줄여서 박리다매를 통해 매출수익을 창출하는 시장경제모델에서 민주적 사회주의를 흉내내 최저임금을 역대정권 중에 파격적으로 인상하니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다. 최저임금차등적용을 해서라도 우선 생계가 막막한 계층을 위한 일자리부터 살려야 한다. 어차피 수구세력의 아성 영남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한당이 완전히 궤멸되지 않는다. 청년학생들과 일부 진보지식인들과 의식이 깨어있는 민주노조원들만 가지고 변혁을 이루는 것이 당장은 어렵지 않은가????
    사회진보는 일단 유보하고 우선 함께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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