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론』 강좌를 시작하며: 『자본론』, 이렇게 공부하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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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오는 8월 16일에 <사회주의자> 주최의 『자본론』 강좌가 시작됩니다. 이 강좌에서 필자가 강사의 역할을 맡았는데 강좌 시작에 앞서 학생 분들께 『자본론』을 공부할 때 도움이 되게 몇 마디 도움의 말씀을 전하려고 합니다.

『자본론』은 많은 사람들이 지레 겁을 내듯이 매우 읽기 어려운 책은 아닙니다. 책의 가장 앞부분, 상품 부분이 매우 어려울 뿐 나머지 부분은 다른 책과 비교하여 특별히 읽기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필자로서는 『자본론』이 읽기 편한 책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자본론』은 그 대부분이 특별히 읽기 어려운 책은 아니더라도 읽기 쉬운 책도 아닙니다. 『자본론』을 읽다 보면 막히는 부분이 많이 발생하고 여러 번 읽어도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부분도 여럿 있습니다. 앞으로 학생 분들께서 『자본론』을 공부하다 보면 이런 경험을 하게 될 터인데 이때 이 어려움을 학생 분들께서 헤쳐 나가는 데, 또한 학생 분들께서 『자본론』 공부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되게 몇 마디 말씀을 전하려고 합니다.

1. 『자본론』 공부의 뜻을 굳건히 하고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본론』 공부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학생 분들마다 다를 것입니다. ‘자본주의가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자본주의를 제대로 알고 싶어서’, ‘자본론, 자본론 하는데 실제 어떤 건지 궁금해서’, ‘『자본론』이 고전이라고 하는데 이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 ‘활동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등 다양할 것입니다. 어떤 경우든 공부를 해야겠다는 뜻을 갖게 된 것이 소중한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자본론』 공부의 성패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것은 처음의 뜻을 끝까지 밀고 가는 힘입니다. 『자본론』은 내용이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분량이 매우 많습니다. Ⅰ권만 해도 상, 하가 있고 Ⅲ권도 그래서 전체 분량이 책으로 다섯 권에 이릅니다. 쉽지 않은 책을 다섯 권 소화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물론 이번 강좌에서 Ⅱ, Ⅲ권을 모두 읽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Ⅱ, Ⅲ권은 강사가 내용을 압축하여 강의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그리고 집중적으로 공부를 할 경우 8개월 동안 매주 진도를 소화한다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자본론』 공부를 시작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자본론』 공부의 뜻을 굳건히 하고, 공부할 각오를 단단히 다지는 것입니다.

2. 『자본론』을 처음 공부할 때는 『자본론』 내용의 큰 흐름에 집중하고 어려운 부분을 만나면 여기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전후 맥락을 파악하고 넘어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본론』은 맑스 스스로가 말했듯이 첫 부분이 어렵습니다. 등산으로 치면 등산 초입구가 가팔라서 자칫 등산의지를 꺾게 될지 모르는 형국과 유사합니다. 제1장 상품 부분이 어려운데 특히 제3절 가치 형태 또는 교환가치 부분이 어렵습니다. 어렵기 때문에 제1장은 강독방식으로 공부합니다. 그래도 처음으로 공부하는 사람에게 이 부분은 어렵습니다. 가장 어려운 제3절을 이해하려고 할 때 이 제3절에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를 파악하면 어려움은 반감됩니다. 즉, 제3절에서 저자가 이미 책에서 언급하였듯이 ‘화폐형태의 발생기원을 밝히려고’(『자본론』 Ⅰ, 60쪽, 김수행 역, 비봉출판사) 한다는 것을 알고 이 부분을 읽으면 어려움이 반감되는 것입니다. 가치형태의 발전을 다루는 부분의 정확한 내용은 이후 재독, 삼독하면 더 분명하게 알게 됩니다. 그런데 처음 읽을 때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전후맥락에서 핵심을 이루는 것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것과 유사한 예는 『자본론』 곳곳에 있습니다. 『자본론』은 매우 치밀한 논리로 전개되기 때문에 한 부분이 쉽게 이해되지 않을 경우 전후맥락을 파악하면 그 내용이 뚜렷이 드러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자본론』 학습 중간단계마다 학생 분들께서 책의 목차들을 다시 훑어보기를 권하고 있는데 학생 분들께서 한번 해보면 앞으로 도움이 될 것입니다.

3. 적극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며 책을 읽습니다.

『자본론』을 공부할 때 학습 효과를 높이는 방식 중 하나는 학생 분들께서 계속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는 것입니다. 책에서 맑스는 여러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그대로 따라가지만 말고 자기 스스로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가령 제2장 교환과정 각주 4(『자본론』 Ⅰ,112쪽)에서 맑스는 상품생산은 그대로 둔 채 화폐만을 폐지하려는 시도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이때 스스로 이것이 왜 문제인지를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이럴 때 『자본론』의 내용을 확실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자본론』 공부에서 가장 효과가 떨어지는 방식이 강사가 강의하고 학생이 이를 노트하는 방식입니다. 이 공부는 우리나라에서 보통으로 벌어지는 전형적인 주입식 학습방식인데 이런 식으로 『자본론』을 공부하면 나중에 남는 것이 거의 없게 됩니다. 강독과 발제, 토론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학습 당시에는 학생들에게 고생스러운 것처럼 보이지만 이 고생한 것만큼 『자본론』 공부의 효과는 학생들에게 남아 이후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4. 의식적으로 변증법을 염두에 두고 공부합니다.

맑스는 1873년의 『자본론』 제2판 후기에서 『자본론』에서 변증법이 적용되었음을 밝혔습니다(『자본론』 Ⅰ, 18~20쪽). 맑스의 이 언급이 아니더라도 변증법에 대해 약간의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본론』의 곳곳에 변증법이 적용되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본론』의 서술 방식이 변증법적 전개를 따르고 있다는 것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자본론』의 역동적인 서술방식에 박력을 느끼게까지 됩니다. 때문에 『자본론』에 변증법이 적용된 것을 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자본론』을 읽게 되면 『자본론』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을 받게 됩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자본론』을 공부하기 전에 변증법부터 공부하라는 것으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필자가 변증법을 강조하는 이유는 다른 데에 있습니다. 변증법에 익숙하지 않을 경우(그런데 한국에서 살아온 사람이 일상에서 변증법에 익숙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맑스의 서술 방식이 오히려 신비롭게 다가와서 『자본론』 이해를 방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의식적으로 돌파해보자는 것입니다. 『자본론』을 읽을 때 변증법이 적용된 곳을 의식적으로 확인할 경우 이해가 매우 쉬어질 수 있습니다. 가령 가치형태 부분은 명백히 변증법이 적용된 부분인데 이를 의식하면 이 부분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 하나의 예로 가령 『자본론』 Ⅰ권 제3장 화폐 또는 상품유통, 제2절 유통수단에서 공황의 가능성과 현실성을 언급하고 있는데(“유통은 물물교환에 존재하는 [자기 생산물의 양도와 타인 생산물의 취득사이의] 직접적 동일성을 판매와 구매라는 대립적 행위로 분열시킴으로써 물물교환의 시간적․ 장소적․ 개인적 한계를 타파한다. 서로 독립적이고 대립적인 과정들이 하나의 내적 통일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또한 바로 그 과정들의 내적 통일이 외적 대립을 통해 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 두 과정은 서로 보완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적으로 독립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 두 과정의 외적 독립화가 일정한 점에 도달하면 그 내적 통일은 공황이라는 형태를 통해 폭력적으로 관철된다. 상품에는 다음과 같은 대립과 모순이 내재한다. 사용가치와 가치의 대립, 사적 노동이 동시에 직접적으로 사회적인 노동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모순, 특수한 구체적 노동이 동시에 추상적 일반적 노동으로서만 계산된다는 모순, 물건의 인격화와 인격의 물건화 사이의 대립. 상품에 내재하는 이러한 대립과 모순이 한 상품의 변태의 대립적인 국면들에서 자기를 드러내고 자기의 운동형태를 전개한다. 따라서 이러한 형태들은 공황의 가능성을, 그러나 오직 가능성만을 암시하고 있다. 이 가능성이 현실성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상품유통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조건들이 필요하다.”(강조는 인용자, 『자본론』 Ⅰ, 146쪽)) 분명하게 ‘가능성과 현실성’은 변증법적 주요 범주 중 하나입니다. 이를 의식하고 해당부분을 읽으면 이해가 더 쉬워질 것입니다.

5. 물신성에 특별히 관심을 갖고 읽습니다.

『자본론』 Ⅰ권은 제1장 상품에서 상품의 물신적 성격과 그 비밀을 폭로할 뿐만 아니라 모순의 발전을 따라 가면서 화폐물신성, 자본물신성을 폭로합니다. 또한 본질을 은폐, 왜곡하는 다양한 현상형태들도 폭로하고 있습니다. Ⅱ, Ⅲ권에서도 물신성과 현상형태에 대해 끊임없이 폭로하고 물신성이 삼위일체의 공식에서 완성됨을 폭로하고 있습니다(이와 관련된 내용은 필자의 글 「자본주의와 물신성」, 「물신성을 깨기 위해서는 과학의 도움이 필요하다」를 참조하기 바랍니다.) 『자본론』은 자본주의를 폭로할 뿐만 아니라, 본질을 은폐하는 물신성, 다양한 현상형태도 동시에 폭로하고 있습니다.

『자본론』을 읽으면 맑스가 『자본론』Ⅰ, Ⅱ, Ⅲ권 전체에 걸쳐서 물신성과 현상형태 비판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제2인터내셔널 이후로 『자본론』의 물신성 비판은 놀라울 정도도 소홀히 다루어졌습니다. 맑스의 입장에서는 물신성이 갖고 오는 환상을 노동자들이 과학의 도움으로 깨는 것이 세상을 변혁하는 데에서 결정적인 중요성을 갖는 것으로 당연히 보았을 터인데 이처럼 중요한 측면이 뒷전으로 밀린 것은 매우 심각한 실천적인 문제를 만들어내었습니다. 물신성을 뒷전으로 밀어 놓는 것은 『자본론』의 혁명적 성격을 약화시키고 『자본론』을 협소한 경제학 서적으로 축소시켜 버리는 것입니다. 『자본론』의 본래의 혁명적 성격을 철저히 드러내기 위해서 우리는 학습과정에서 물신성 비판의 측면을 온전히 되살려 내야 합니다.

6. 최대한 학습모임을 구성해서 같이 공부하고 토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 강좌에 참여하는 학생 분들께서는 당연히 같이 공부하고 토론하게 될 것인데 그렇지 못한 분들께도 최대한 학습모임을 구성해서 같이 공부하고 토론할 것을 권합니다. 『자본론』의 내용이 쉽지 않기 때문에, 또 그 내용을 정확히 알고 적용하는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공동학습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이미 밝혔듯이 제1장 상품은 강독식으로 해서 『자본론』의 기본 범주와 개념을 확실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1장에 나오는 범주와 개념은 『자본론』 전 권을 걸쳐서 반복되어 사용되기 때문에 여기서 정확한 파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뒷부분을 읽는 데에서 계속 혼란이 반복되게 됩니다. 나머지 부분은 최대한 발제와 토론 방식으로 학생 분들께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의 학습이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7. 자신의 삶, 자신의 활동과 『자본론』 공부를 결합하는 태도로 『자본론』을 공부해야 공부에 생동감이 생깁니다.

『자본론』 공부의 목적은 다양할 수 있지만 『자본론』 공부가 생동감이 있게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 자신의 활동과 『자본론』 공부를 결합하는 태도로 『자본론』을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현대의 문제인 생태, 여성해방, 교육 문제 등을 해결하는 길을 찾는 것과 『자본론』 공부도 연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의 자본주의 위기의 본질 규명과 『자본론』 공부를 연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컨대 『자본론』 공부를 단순한 지식의 획득 차원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실천적 문제와 결합해서 할 필요가 있습니다.

8. 가능한 한 『자본론』 Ⅰ, Ⅱ, Ⅲ권 전체를 읽습니다.

『자본론』의 전체 분량이 많아서 짧은 기간 안에 전체 3권을 읽기를 권하는 것은 무리이지만 현실적인 계획을 갖고 『자본론』 전체 3권을 읽기를 권합니다. 『자본론』 Ⅰ권에 가장 핵심적인 부분들이 들어가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들은 Ⅱ, Ⅲ권, 특히 Ⅲ권에 있습니다. Ⅰ권에서 잉여가치론을 다루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것은 잉여가치가 아니라 그 현상형태인 이윤, 그것도 산업이윤, 상업이윤, 이자, 지대입니다. 그리고 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형태인 산업이윤, 상업이윤, 이자, 지대는 본질을 은폐, 왜곡하여 자본주의 사회에서 착취가 일어나는 것을 감추고 이것들을 당연하고 영원한 것처럼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만듭니다. 이 점을 인식해야 『자본론』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의 부족으로 다 읽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Ⅱ, Ⅲ권의 핵심부분들을 직접 읽기를 권합니다. 다행인 것은 Ⅱ, Ⅲ권은 발췌해도 각 부분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각각의 부분이 다른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지가 않습니다.

아직 『자본론』을 직접 읽기 시작하지 않은 학생 분들께는 앞에서 전한 도움의 말씀 자체가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자본론』을 직접 공부하기 시작하고 나서 얼마 후에 필자가 말씀드린 것이 이것이었구나 실감하게 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앞에서 전한 도움의 말씀이 학생 분들께서 『자본론』 공부에서 마주치게 될 어려움을 극복하고 보다 효과적인 학습을 하는 데 일조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합니다.

<『사회주의자』 주최 『자본론』 강좌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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