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일자리를 요구하며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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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한국의 심각한 일자리 현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노동자 민중의 삶은 더욱 악화되었고, 가장 악화된 것 중 하나가 바로 일자리 문제다. 현재 한국의 일자리 현실이 어느 정도인지 먼저 20여 년 전 IMF 사태 때와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국제통화기금 시대의 고통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그리고 심각하게 닥치고 있습니다. 생산과 소비활동이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움츠러들었고, 실업자가 1월 한 달 동안 27만 명이나 늘어나서 지금껏 100만 명을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1998년 2월 27일, KBS 9시뉴스)

2021년 1월 실업자는 157만 명으로 IMF 사태때의 고용한파보다도 심각한 상황이다. 취업자수의 감소폭도 역대급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1년 1월의 경우 취업자수는 1년 전보다 98만2천명이 감소했는데, 이는 1998년 12월에 취업자 수가 128만3천명 줄어든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또한 실업률은 5.7%로, 이 수치는 2000년 1월 5.7%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이에 비례하여 실업급여 지출액도 2021년 2월 기준으로 1조원이 넘어섰고 이 수치는 앞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 「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

이런 공식 통계만으로도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데, 이에 더해 추가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실업률에는 포함되지 않는 “쉬었음”으로 분류된 인원, 구직단념자, 일시휴직자의 인원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인원은 2020년 2월 235만7천 명에서 2021년 2월 257만3천 명으로 21만6천 명이나 증가했다. 세계대공황과 이를 촉발시킨 코로나19로 인해 아예 구직활동을 포기한 경우도 많은데, 이들 구직단념자의 경우도 1년 전과 비교하여 지난 2월 75만2천 명으로 21만8천 명이 증가했다. 또한 일시휴직자의 경우 2020년 3월 160만7천 명까지 급증했고, 2021년 2월 현재 69만8천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8만 명이 증가했다.

일자리 통계 중 또한 중요하게 보아야 할 부분은 청년과 여성에 대한 부분이다. 청년층에 불어 닥친 고용 한파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 더 심각하다. 취업자 수는 2021년 1월 기준으로 전년보다 20대는 25만5천 명, 30대는 27만3천 명 감소하여, 모두 50만 명이 넘게 줄어들었다. 또한 청년층의 확장실업률(실업자에 단기 근로를 하지만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 구직활동은 안 하지만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 구직활동을 했지만 당장 일을 시작하진 못하는 사람을 합쳐서 계산한 수치)은 2021년 1월 기준 1년 전보다 5.8%포인트 늘어난 27.2%로, 이 통계는 처음 작성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확장실업률은 사실상 체감실업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청년층 확장실업률이 27.2%라는 것은 청년 10명 중 3명은 사실상 실업자라는 것이다. 또한 남성 취업자 수는 작년에 비해 38만5천명이 감소한 것에 비해, 여성 취업자 수는 59만7천 명이 감소하여, 여성이 남성에 비해 1.5배 정도 더 줄어들었다.

일자리 문제 해결에 무능한 문재인 정권과 수구세력

지난 2017년 촛불집회를 통해 등장한 문재인 정권의 제1호 정책은 ‘일자리 위원회’를 구성하고, 청와대에 직접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어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인천공항공사에 찾아가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재인 정권의 공약은 집권 4년차에 이르러 말 그대로 ‘공(空)약’이 되었다. 올해 들어서는 실업률이 치솟자 호들갑스럽게 이전과 별반 다를 것도 없는 일자리 확대 약속을 늘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가령 문재인 정권은 실업률이 급상승하자 최근 30조5천억 원 규모의 일자리 예산을 1분기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이고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한 일자리를 조금 창출하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문재인 정권은 제대로 된 일자리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민생경제의 핵심은 일자리입니다. 지난해보다 5조 원 늘어난 30조5천억 원의 일자리 예산을 1분기에 집중투입 하겠습니다. 특히, 청년·어르신·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위해 직접 일자리 104만 개를 만들 예정입니다.

(1월 11일, ‘문재인 대통령 2021년 신년사’ 중)

반면 이런 문재인보다도 못한 세력도 있는데 바로 수구언론과 수구세력이 그들이다. 이들은 기업의 규제를 완화하고 생산성을 높이고 경직된 임금구조를 바꾸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인 이종배는 2021년 1월 최악의 고용한파에 대해 “세금을 쏟아붓는 식의 일자리 해결책 대신 민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급선무”라면서 반기업 환경과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 고용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여전히 규제완화, 반노동정책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좋은 일자리는 기업만이 만들 수 있다.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려면 새 비즈니스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규제가 줄고 기업 친화적 정치, 경제, 사회 여건이 돼야 한다. 정부는 정확히 그 반대로 갔다. 소득 주도 성장, 비정규직 제로 등 이념 실험을 고집했다. 노동 개혁은 손 놓고 온갖 기업 규제만 강화했다.”(2021년 3월 23일자 조선일보 사설, 「풀타임 일자리 3년간 200만개 증발, 고용 붕괴 사태다」) 이것은 지난 20년 동안 반복했지만 실패한 정책을 되풀이하고 있다.

안정적 일자리의 확보를 가로막는 것은 자본주의 그 자체다.

이처럼 자유주의 세력인 문재인 정권과 수구세력이 지난 20여 년 동안 일자리 문제 해결에 실패해왔고, 현재에도 실패하고 있는 이유는, 일자리 문제의 근본 원인이 자본주의에 있음을 보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자본가 정치세력이기 때문이다. 사회주의대오추진위원회는 최근 ‘과도적 요구’를 공개했는데, 제1의 과도적 요구로 안정적 일자리의 확보를 제시하며, 현재의 일자리 문제의 근본 원인이 자본주의체제에 있음을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자본가들은 잉여가치율과 이윤율을 높이기 위해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정규직의 임금인상을 억제하고 정규직의 노동강도를 강화해왔다. 상시적인 구조조정은 고용상태를 불안하게 만들어 정규직 사이에서 경쟁을 강화하고 해고에 대한 불안감을 증대시켜 자본에 대한 저항을 약화시켰다. 자본가들이 가장 선호하고 급속하게 강행한 것은 비정규직의 양산이었다. 비정규직의 양산은 한국의 자본가들이 뒤늦게 발견한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자본가들은 비정규직 고용에 대한 제한을 제거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해왔고 자본가 정권들은 수구세력, 자유주의 세력에 관계없이 비정규직법 개악에 몰두해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미 ‘고용 없는 성장’이 일반화되어 고용이 증가하는 속도가 느려져는 데 여기에 2008년 세계대공황 이후 장기침체 현상까지 겹쳐 실업문제는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것이 되었다. 이것은 실업자, 산업예비군’을 양산하여 일자리로부터 아예 배제되는 대규모의 노동자계층을 형성하여 노동자계급의 상태를 더 열악한 처지로 몰아넣었다. 실업의 만연은 노동자계급의 협상력을 크게 위축시켰다. 이 과정에서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된 계층은 새로이 일자리를 찾는 20대 청년층이었다. 취업이 극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 취업하더라도 비정규직의 비율이 높아, 20대 청년층이 대부분 실업상태에 있거나 비정규직상태에 있다.

(사회주의 대오 추진위원회, 『과도적 요구 자료집』)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자본주의체제 자체에서 일자리 문제의 원인을 보지 않고, 소위 ‘제4차 산업혁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 일자리가 확대될 것처럼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본주의에서는 생산성이 향상됨에 따라 오히려 고용증가는 둔화된다. 이러한 사실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2019년 5월에 발표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전체 품목별 고용계수(산출액 10억 당 소요되는 피고용자 수)는 2000년 8.0에서 2015년 4.5로 감소했다. 이것은 산출액 10억이 늘어날 때, 2000년에는 고용이 8명 늘어났는데, 2015년에는 4.5명밖에 늘어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특히 제조업에서 더 심하게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일자리 문제의 근본 원인은 자본주의 자체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고,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대안이 만들어져야 한다.

안정적 일자리의 확보, 당당히 요구하며 싸우자

안정적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우리는 우선 두 가지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는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는 사회에서 한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고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서 당연히 요구할 수 있으며 요구해야 하는 권리라는 점이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는 원래 취업이라는 것은 힘든 것이고, 따라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치열한 입시경쟁과 취업경쟁을 돌파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도록 만들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며, 안정적 일자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안정적인 일자리는 사회가 만들면 생긴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로 기업이 어려운데 일자리가 만들어지겠냐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데, 실상은 오히려 반대이다. 우리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교육, 보육, 의료, 생태, 산업안전 부분에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다. 자본이 이윤을 얻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가로막고 있을 뿐이다. 노동자들이 만들어 놓은 부를 자본이 점점 더 많이 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곳곳에서는 코로나19를 핑계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다. 작년 가장 많은 노동자를 채용했다는 쿠팡의 경우도, 그 결과를 보면 쿠팡 자본은 주식 상장으로 엄청난 수익을 얻은 반면,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과도노동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이제 해고금지, 비정규직 철폐와 함께 공공부문의 대폭적인 확대를 통해 사회적으로 유용한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기업에 고용을 맡겨 일자리를 대량으로 창출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공공부문에서 유용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한 대안이 될 것이다. 그리고 생산력의 발전에 따라 현재 1인당 노동시간을 단축시키더라도 삶을 이어가는데 충분한 재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노동시간을 30시간 이하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는 것 또한 일자리 확보의 주요한 대안이 될 것이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노동자 민중들은 자신들의 삶이 악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를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오래갈 수 없을 것이다. 안정적인 일자리 확대를 당당히 요구하며 투쟁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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