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빗나간 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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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iyoshi Ota/Bloomberg

한때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일본 경제에 대한 평가는 어느덧 ‘잃어버린 20년’이 되어버렸다. 물론 여러 사건들이 있었다. 일본 경제 역시 2008년에 시작된 세계적 경제위기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고, 전 세계를 경악케 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 등의 충격도 컸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아베노믹스는 이러한 배경에서 나왔다.

그러나 일본 경제의 부흥책으로서 아베노믹스는 과연 성공적이었는가? 3년 반을 훌쩍 넘은 시점에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매우 좋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단순히 경제지표가 얼마나 개선되었는가에 대한 그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진정한 문제는 무엇이고 일본 사회의 우려는 어떠한 것인가를 살펴보려고 한다.

아베노믹스란?

우선 아베노믹스는 2012년 2차 아베 내각 발족 기자회견에서 아베가 제시한 다음의 세 가지 정책 ‘대담한 금융정책, 기동적인 재정정책, 민간투자를 환기시키는 성장전략’을 말한다. 이것을 3대의 화살이라고도 한다. 2008년의 미국 발 금융위기와 2011년의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일본 경제는 위기에 빠지게 되는데, 아베는 이러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전과는 차별적으로 보이는 과감한 정책 패키지가 제시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아베노믹스로 알려지게 되었다.

아베 정권은 적극적으로 일련의 경제 정책을 발표했는데, 2013년 1월에 공공사업을 중심으로 13조 엔의 긴급경제대책을 마련했고, 같은 달에는 일본은행과 공동성명으로서 2% 물가상승목표를 제시했으며, 그와 더불어 일본은행 총재인 구로다는 이례적인 금융완화정책을 발표하였다. 또한 같은 해 1월에는 산업경쟁력회의를 발족시켜 참의원선거전 6월에 성장전략(일본재흥전략)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베노믹스는 단순히 적극적인 정부의 경제개입정책으로만 보기에 미심쩍인 구석이 다분했다. 일본 사회의 우려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아베노믹스의 문제점. 숨어있던 2대의 화살과 정치적 반동성

우선 아베노믹스는 과연 민생을 위한 불황탈출전략이었는가? 이러한 우려는 3대의 화살 뒤에 2대의 화살이 숨어있었기 때문이었다(토모요리(2014)). 숨어있던 화살이란 참의원 선거 이후에 발표되었던 정책, 즉 소비세 증세와 사회보장 삭감을 말한다. 즉 3대의 화살로 경제를 부흥시키겠다는 의도는 국민 생활에 반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던 것이다. 이와 같이 국민생활에 반하는 성격의 정책은 세 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에서도 추진되었는데, 원자력 발전의 재가동 및 신규 증설을 추진하는 에너지 정책, 농업과 중소기업을 버리는 TPP에 참가, 노동법제의 규제완화, 대기업에 대한 감세 등이었다.

아베노믹스의 구성

한편에서는 불황 탈출 및 경제 성장을 도모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빈곤 및 격차 확대를 조장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아베노믹스는 모순된 성격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우려는 이것에 그치는 것만은 아니다. 비밀 보장법이나 집단적 자위권을 강화하는 법안 등 반동적 성격의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 즉 ‘전쟁하는 국가 만들기’를 일본의 우경화 흐름과도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높다. 재정 지출 정책에서 아베 정권은 군사력 확대를 위한 지출을 증대시키고 있는데, 이는 안보법제와 연동하여 일본의 우경화를 진전시키려는 정책이기도 하다.(마키노(2016) p.18-19)

경제정책으로서 아베노믹스는 성공적이었는가?

실제로 경제정책으로서 아베노믹스는 세계금융위기 이후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정책적 흐름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서로 함께 할수 없는 측면들을 다분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현대 경제이론의 혼돈 상태를 보여주고 있으며, 경제학이 현대자본주의의 모순을 결국 해결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실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지적도 있다(토모요리(2014)). 아베노믹스의 3대의 화살, 더 나아가 5대의 화살로 나타난 정책들의 성격을 보면, 크게는 케인즈주의와 신자유주의가 뒤섞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아베노믹스는 그 자체로도 모순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각각의 정책 역시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니다. 우선 기동적 재정정책으로서 제시된 공공사업확대는 90년대 이래로 일반화된 위기 대응정책이었으며, 양적완화라고 통칭되는 금융정책 역시 이미 일본에서 90년대에 시행된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성장전략 역시 민간 주도의 성장 전략이라는 측면에서 고이즈미가 시행한 정책, 더 거슬러 올라가 80년대 초 나카소네 정권의 민간 활력 증진 정책으로까지 거슬러 올라 갈 수 있을 것이다. 소비세 증세나 복지 축소 등도 신자유주의적 성격의 정책으로서 아베 정권에서 최초로 시행된 것도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정책들의 실제 효과이다. 이런 점에서 아베노믹스는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인 것 같다. 실제로 3대의 화살 정책이 발표된 이후에 경기는 상승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선거 이후 소비세 인상과 사회보장 삭감이 추진되면서 바로 경기는 냉각해버렸고, 2015년 10-12월에는 실질성장률이 –1.1%였다. 우선 3대의 화살로서 나타난 정책의 효과를 간단히 살펴보자.

첫째, 실질금리를 인하시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심어주기 위한 예외적 금융완화는 그 목적으로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지양되어야 할 투기활동이 활발해졌을 뿐이다. 둘째 재정정책도 효과적이지 못했고, 오히려 재정적자 문제가 심화되었다. 대형공공사업이 수행되었지만, 이것은 일종의 강심제로서 작용하여 그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 게다가 우경화의 일환으로 집단적 자위권을 발동하기 위해 군사력 강화를 위한 지출 역시 확대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소비세 인상 및 사회복지 축소라는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막대한 재정 지출로 인해 재정 적자 문제는 더욱 더 심각해졌다. 셋째, 성장전략은 민간 활력을 증진시킨다는 목적을 위해 규제 완화가 그 핵심이었다. 다분히 신자유주의적인 성격의 것이었기 때문에, 그 정책은 대기업의 수익을 보장해주었지만, 빈곤과 격차 구조를 강화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아베노믹스의 악영향: 트리클다운 페인(Trickle down pain)

결국 이러한 정책의 효과는 국민 생활에 대해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첫째, 아베노믹스는 경제수치 상으로도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책의 추진 기간 동안 실질 성장률은 하락했고,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었으며 소비 저하가 계속되었다. 특히 소비 저하는 엔저 현상과 금융완화 정책 그리고 소비세 인상에 의해 소비자 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둘째, 국민생활을 이렇게 악화되었지만, 대기업의 이익은 증가했다. 우선 엔저로 인해 수출이 증대하면서 수익을 거뒀다. 그리고 1990년대 이후 국내 생산 기지의 해외 이전이 많이 추진되었는데, 이 해외 기업에서도 수익이 많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또한 대기업의 독점적 지위와 노동에 대한 억압을 통해서도 대기업의 수익은 보장될 수 있었다. 감량경영을 통해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하청구조를 이용하여 하청 단가 인하 등을 통해서도 수익을 거두었다. 정부 역시 대기업의 수익 보장을 위해 대기업의 투자 증대를 촉진시킨다는 명목으로 법인세를 인하했다. 이러한 대기업 위주의 정책은 트리클 다운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고 분배를 개선시킬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대기업의 증가된 수익에 기초하여, 투자는 활성화 되지 못했으며, 결국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셋째, 이러한 양극화의 심화를 ‘트리클 다운 페인(Trickle down pain)’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즉 기업의 이윤이 트리클 다운에 의해 선순환되지 못하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확대시켰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아베노믹스의 실패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왜냐하면 아베노믹스는 정책의 가장 우선순위로서 기업 수익의 개선을 들었고, 이것이 트리클다운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였고, 국민들의 경제적 고통이 늘어났을 뿐이다.

넷째, 이러한 경제적 고통은 특히 노동의 문제에서 특히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90년대부터 계속되어 온 노동법제의 개혁 등으로 정규직은 감소하고 비정규직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열심히 일해도 생활이 개선되지 못하는 노동빈곤 역시 확대되었다고 한다. 이는 결혼 기피, 출산율 감소 등으로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이러한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해 최근 그 실시가 발표된 것이 「동일노동 동일임금」론이다. 이것은 올해 1월에 명목상으로는 노동빈곤의 확대 등으로 심각해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되었던 것이지만, 그 속내는 기존의 ‘정규직의 유동화’, 즉 ‘정규직의 해체’를 통해 기업의 인건비 절감을 도모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 즉 정규직의 유동화를 위해서는 노동방식의 다양성에 대한 인식과 다양한 노동계약 필요한데, 「동일노동 동일임금」론은 바로 이러한 정규직 유동화의 수단으로서 작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이 정책의 실패를 증명하는 사례는 여러 가지이다. 하지만 현재에도 아베노믹스,즉 일본의 우경화 정책과 더불어 오류투성이인 경제 정책 기조가 계속되고 있다.

참고문헌

牧野富夫(編), 2016, アベノミクス崩壊, 新日本出版社
友寄英隆, 2014, アベノミクスと日本資本主義, 新日本出版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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