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 국유화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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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한국의 주요 항공사 중 하나인 아시아나항공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항공산업이 치명타를 입기 이전부터 이미 심각한 상황이었다. 2019년 말 아시아나항공은 자본금 6,300억 원, 부채 12조원으로, 부채비율만 1795.11%에 달했다. 2018년 말 부채비율이 814.8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채비율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었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이 심각한 상태에 이른 직접적 원인은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전 회장 등 재벌 일가의 무리한 경영확장에서 기인하는 경영실패에 있었다.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한 것이 그 대표적 예다. 뿐만 아니라 2018년 기내식을 제공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아시아나항공이 무리하게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내식업체를 바꾼 것이 원인이 되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같은 해에는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 노동자들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요약하면 박삼구라는 개인이 아시아나항공에 군림하며 재벌 일족의 이익을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것이 아시아나항공이라는 기간산업을 위기로 몰아넣은 직접적인 원인인 것이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는 코로나19로 시작된 것이 아니었지만, 문재인 정권은 코로나19를 이유로 항공산업을 비롯한 기간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였다. 지난 4월 21일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1조7,000억 원 신규자금을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하기로 결정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지원한 1조6,000억 원에 대한 상환기한도 연장해 주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상황은 호전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고 2,500억의 계약금을 낸 현대산업개발은 코로나19로 인해 빠른 시일 내에 항공산업이 호전될 기미가 없다고 판단을 했는지, 인수에서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와 문재인 정권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7월 28일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인수합병 무산으로 아시아나항공이 국유화가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감안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답변을 했다. 이는 사실상 국유화를 고려한다는 뜻으로, 그동안 국유화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치 철저하게 선을 그었던 정부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발언이었다. 실제 지난 4월 23일 더불어민주당은 기간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40조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설치하는 내용의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대표발의(이학영)하면서, 안정기금이 출자를 하는 기업의 지분을 일부 취득할 수 있지만 의결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다음날인 4월 24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기간산업 지원에 대해, “기업의 국유화는 없을 것”,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원칙”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을 볼 때, 문재인 정권의 국유화는 기간산업을 국가가 소유하고 노동자가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차후 재매각을 하기 위한 일시적인 국유화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실제 손병두 금융위원장이 아시아나항공을 국유화할 수도 있다는 발언에 대한 기사들을 보면 정권의 국유화 가능성을 언급한 의도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국유화 되더라도 이는 재매각을 위한 절차의 일환이기 때문에 구조조정이나 계열사 분리 등 몸집 줄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사례처럼 채권단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부실 자산을 정리한 후 새 인수자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토마토, 「국유화 가능성 커진 아시아나…득일까 실일까?」)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는 매각이 무산될 경우 채권단의 유력한 ‘플랜B’로 거론되고 있다. …… 정부도 이런 형태의 플랜B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에 필요한 건 결국 돈”이라며 “돈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활용해 지원하고, 이후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다시 매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아시아나 국유화 가능성 시사에 주가 21% 급등」)

이처럼 문재인 정권은 국유화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으며, 만약 국유화를 한다 하더라도 재매각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국유화로 한정짓고 있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의 희생을 전제로 한 강도높은 구조조정은 당연시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개별 자본에게 기간산업을 맡겨서는 안 된다.

앞서 보았듯이 문재인 정권은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원칙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의 원인은 해결하지 않고 문제를 야기한 자본가들을 비호하는 것일 따름이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만 보더라도 항공산업이라는 기간산업을 재벌 일족의 ‘자율적인’ 경영에 맡겨 놓은 것이 위기의 원인이었다. 이윤을 추구하려는 기업의 자율성으로 인해, 재벌 일족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여 경영실패에 이르렀고 이 과정에서 기간산업이 파탄나는 위기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기업의 자율성과는 반대되는 방향이 해결책이 되어야 한다.

소수의 자본가 집단이 기간산업을 소유하고 경영하면서 어떠한 문제를 만들어 왔는지 아시아나항공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문재인 정권은 기간산업이라는 이유로 자본가를 지원하기에만 급급하다. 문재인 정권은 대한항공에 1조2,000억 원을 지원하고 연내 8,000억 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하는 등 총 2조 원을 지원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에는 3조원이 넘는 자금 지원이 이루어졌다. 이 정도로 정부 지원이 들어갔으면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을 자본가에게 그냥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국유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항공산업의 국유화 소식은 많이 접할 수 있다. 올해 초 이탈리아 정부가 국적 항공사 알이탈리아에 35억 유로(약 4조7300억 원)을 투입하여 국유화하였고, 포르투갈도 국적 항공사인 탑포르투갈에 대한 국유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 또한 엘알항공(EL AL)의 주식을 취득하여 파산 위기에 처한 엘알항공을 부분 국유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독일의 항공사인 루프트한자(LH)도 국유화가 진행 중이다. 독일 정부가 루프트한자의 지분 20%를 사들이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민영화 27년 만에 다시 국유화가 된 셈이다. 국유화는 비단 항공사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항공, 은행, 자동차 등 92개 기업에 대한 공매도를 원천 차단하고, 핵심 기업이 도산위기에 처하면 국유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으며, 스페인 또한 코로나 수용, 치료를 위해 병원 등 민간 의료기관을 일시적으로 국유화하기로 했다.

이제 기간산업을 국유화해야 할 때다

이처럼 많은 나라들에서 기간산업에 대한 국유화를 추진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간산업의 사적 소유로 인해 많은 문제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처음 드러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모순으로 인해 이러한 문제점들이드러났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사회주의자』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자본가들은 기간산업을 사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생산은 사회화되어 그야말로 사회 전체의 광범위한 분야가 총동원되어 진행되지만, 자본가들은 그런 사회적 생산을 할 수 있게 하는 공장, 제철소, 비행기, 배 등의 생산수단을 사적으로 자신들이 소유하며, 거기서 나온 이윤을 자신의 호주머니에 집어넣는다. 기간산업에 투입되는 정부 지원금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에 투입되는 천문학적인 지원금은 노동자 민중의 세금으로 나온 것이지만, 그 돈은 결국 조현아, 조원태를 비롯한 조씨 일가의 수중으로 들어간다. 자본가의 사적 소유를 보장하고 그 소유권을 일체 건드리지 않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반드시 그렇게 귀결될 수밖에 없다.

(박준규, 「세계대공황이 발발한 지금, 기간산업 국유화를 요구하자」)

이제 기간산업을 국유화하는 투쟁이 가시화되어야 할 때이다.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항공산업의 국유화는 그 시작이 될 것이다. 그리고 국유화는 문재인 정권이 시도할 개연성이 높은 재매각을 전제로 한 국유화가 아니라, 노동자 민중이 통제하는 국유화가 되어야 한다. 재매각을 전제로 한 국유화가 구조조정과 같은 노동자의 희생을 전제로 위기에 빠진 자본가들을 구제하는 것이라면, 노동자 민중이 통제하는 국유화는 노동자의 일자리를 지키는 등 노동자 민중의 삶을 지키는 것이다.

자유주의 세력인 문재인 정권은 아시아나항공을 또다른 자본가에게 매각하려고 시도하는 한편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재매각을 위한 국유화를 추구하려고 하고 있다. 여전히 자본가 살리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문재인 정권에 맞서 노동자 민중이 통제하는 국유화를 요구하며 투쟁하자. 아시아나항공 등 기간산업의 노동자들이 자본주의에서 주기적으로 강요당하는 희생을 막아내기 위한 대안으로 국유화를 요구하며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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