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몰락: 지배계급이 해결 못하는 문제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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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스토마토]

이 글은 20년 동안 약속하고도 지배계급이 해결에 실패한 문제들을 정면에서 다루는 연재기사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현재(2016년 12월 기준) 한국에는 전체 취업인구 2600만 명 중 1950만 명이 임금노동자로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제외한 650만 명 정도가 임금이 아닌 형태로 소득을 버는 ‘비임금근로자’로 존재하고 있다. 비임금근로자는 자영업자와 임금을 받지 않는 가족구성원(무급가족봉사자)로 나누는데, 100만 명 정도의 무급가족봉사자를 제외하면 현재 자영업자의 규모는 대략 550만 명 정도로 볼 수 있다.

자영업자를 산업별로는 농림수산업, 광공업, 건설업, 도소매·음식숙박업, 전기·운수·통신·금융업,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리가 이 글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자영업자는 주로 도소매, 음식숙박업, 개인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중, 자본규모가 작은 자영업자(주로 5인 미만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자영업자)이다.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식당, 슈퍼, 여관, 제과점, 이용/미용실, 세탁소, 목욕탕, 노래방, 피시방 등의 주인이 바로 이 글의 주 대상인 소상인이다. 통계청, 국세청에서 발간하는 자영업자 관련 통계는 소상인의 현실을 파악하는 자료로도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이 글에서는 소상인의 현실을 이야기 하면서 자영업자 통계를 활용하였다.

참고로 소상인 외에도 자영업자에는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 개인사업자와 조그만 공장을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소규모 공장 사장들도 포함되는데, 반면 0.1% 재벌로 표현되는 대기업 사장 등은 자영업자에서 제외된다. 자영업자는 규모를 떠나 생산수단을 자신이 직접 소유하고 있는 계층이며, 소규모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있는 소부르주아 계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자영업자의 현실…
3명중 2명은 폐업하고,
살아남아도 그 중의 반은 최저임금

최근 발표된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7만 명이 사업을 하겠다고 신고를 했는데, 같은 해 74만 명은 사업을 접겠다는 폐업신고를 했다고 한다. 쉽게 말해 3명 정도가 새롭게 가게 문을 열면, 그 중 2명은 문을 닫는다는 말이다. 우리가 거리를 다니면서 경험적으로 익히 느껴왔던 사실이지만, 통계는 경험으로만 접해왔던 현실이 실제로는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자영업자는 작년 기준으로 550만 명(통계청 자료)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중 400만 명 정도는 직원 없이 혼자 장사를 하거나, 임금을 받지 않는 가족들의 도움으로 자영업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전체 자영업자 규모의 50%에 가까운 250만 명은 연매출이 4600만원 미만이다. 매출이 4600만원 미만이면 임대료 등 유지비와 재료비를 뺐을 때, 혼자 장사를 하더라도 최저임금을 벌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자영업자 5명 중 1명은 월 평균 수입이 100만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거기에 더해 자영업자 평균 부채는 1억원 가량인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한국은행 조사자료에 따르면 2016년 9월 기준으로 전체 대출규모는 465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가계부채 1300조원 중 약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규모다.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고, 신용도가 낮아 제2금융권으로 부채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3명중 2명은 폐업하고, 살아남아도 그 중의 반은 최저임금으로, 빚더미에 올라 살아가고 있는 것이 오늘날 한국 자영업자의 현실이다.

지배계급의 자영업자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자영업자의 열악한 현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배계급은 이런 문제점 때문에, 2008년 이후 자영업자 대책을 10번 가까이 발표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1996년 유통시장 개방할 당시 국내에 적정 대형마트의 수가 100개라고 예측했지만, 2009년에 400개를 넘어서더니 2015년에는 500개를 넘어버렸다. 대규모 점포 등의 위치가 전통상업보존구역에 있을 때에는 등록을 제한하거나 조건을 붙일 수 있다는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을 만들고, ‘상생법(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을 만들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그리고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지배계급은 또다시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자영업자 대책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지원과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들이다.

“금융위원회는 2일 ‘2017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및 ‘서민취약계층 지원 강화방안’의 후속조치로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변경 예고한다고 밝혔다. 규정변경예고 기간은 2월3일~3월15일까지 40일간이다. 미소금융은 저신용자 자영업자에게 창업 관련 자금을 빌려주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이 일정대로면 1분기 중에 미소금융의 지원기준이 현행 신용등급 7등급 이하에서 6등급 이하인자로 완화된다. 6등급에 해당하는 355만 명이 창업자금을 새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오는 2분기부터 미소금융의 긴급 생계자금(의료비 등) 대출 한도는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된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생계형 자영업자에겐 미소금융 공급액을 지난해 5000억원에서 올해 6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뉴스토마토, ‘금융당국, 영세 자영업자 지원 전방위 강화’)

“정부가 ‘영세 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내놓은 적 있었다. 11년 전인 2005년 중소기업특별위원회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한 대책이다. 당시 대책의 골자는 자영업자의 ‘무분별한 창업’을 억제하고, 기존 자영업자의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 그러나, 이 대책은 불과 1주일만에 사실상 ‘백지화’되고 말았다. 정부와 여당이 정책협의회를 갖고 대책을 뜯어고치겠다고 한 것이다. ‘먹고살겠다고 음식점을 하려는 것마저 억제하겠다는 발상’이라는 식의 비난 여론 때문이었다. ‘여론’을 수렴한 뒤에 다시 논의하겠다며 물러서고 있었다.

그리고 11년 후인 2016년 또 하나의 자영업 대책이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3개년 계획’이다. 이 계획도 11년 전과 ‘닮은꼴’처럼 보였다. 계획의 골자가 자영업자들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겠다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 그렇지만, 정부의 이번 ‘3개년 계획’은 노무현 정부 때와 뚜렷하게 다른 게 한 가지 있었다. 시행시기를 2018년 이후로 잡았다는 점이다. 2018년이면, ‘차기 정부’가 집권하고 있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자영업 대책을 차기 정부 몫으로 떠넘겨버린 셈이다. …… 이번 ‘3개년 계획’을 놓고, 소상공인들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과당경쟁 업종 진입을 제한하는 것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이라며 “시장 원리에 어긋나는 정책을 내놓을 게 아니라 소상공인이 증가하는 원인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그 반발도 ‘차기 정부’가 감당해야 할 것이다.” (아시아 타임즈, ‘차기정부에 떠넘긴 대책’)

하지만 이 또한 자영업자의 열악한 현실을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대책이 되지는 못할 것이 뻔하다. 소비를 해야 할 노동자들의 호주머니는 줄어들고, 주변의 대형마트와 SSM(슈퍼슈퍼마켓), 프랜차이즈가 곳곳에 들어서는데, 미소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지원을 하든,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를 해주어도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희망퇴직으로, 정리해고로 길거리로 나오고 있는데, 경쟁력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자영업 진입장벽을 만들면, 나머지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문스럽다. 결국 수많은 대안을 내놓지만, 근본원인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세 자영업자의 몰락은 자본주의 때문이다

한국은 OECD국가 중에서도 그리스, 멕시코, 터키 등의 나라들과 함께 유난히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은 나라이다. OECD평균이 15~6% 인데 반해 한국은 자영업자 비율이 26%나 된다. 역사적인 원인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1998년 IMF이후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자영업으로 생계를 전환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퇴직금으로 가장 쉽게 접근한다는 치킨집이 그렇게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자영업자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자영업자의 부채비율, 열악한 소득을 앞에서 언급했지만, 어렵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 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또 폐업한 상당수 자영업자들은 또다시 생계를 위해 비정규직, 저임금 노동자로 변신하고 있다.

특히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할수록 대자본의 힘이 더욱 커지게 되고, 이들과 경쟁하고 있는 자영업자는 구조조적으로 몰락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에서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현대 문명이 발전한 나라들에서는 프롤레타리아트와 부르주아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새로운 소부르주아지가 형성되었으며, 그들은 부르주아 사회의 보완물로서 끊임없이 새로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경쟁은 이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을 계속 프롤레타리아트로 전락시킨다. 그리하여 그들 또한 바로 대공업이 발전함에 따라 자신들이 현대 사회의 독자적인 부분으로서는 완전히 소멸되고 상업, 공업, 농업에서의 감시인과 고용 사무원들로 교체될 때가 닥쳐옴을 알게 된다.

이러한 근본원인을 보지 않고, 금융지원을 확대하거나, 진입장벽을 높이는 방식은, 자영업자로 하여금 빚을 계속 떠앉게 만들고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게 만들고, 또다시 노동자계급 내에서도 열악한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로 전락하게 만든다. 이러한 대책들은 몰락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잠시 미루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이미 사회적으로 필요한 유통은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더욱 적은 인원으로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수단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유통을 소수 유통 대자본에게 맡기지 말고, 사회적 소유로 전환하도록 하는 요구가 절실해 진다. 영세 자영업자, 소상인들은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투쟁을 해나가야만 대자본의 횡포와 이로 인한 몰락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있다.

한개의 댓글

  1. 그럼 유통자본을 사회화시켜 몰락한 자영업자들을 유통영역에 고용해야 하나요??
    전 자영업자 수가 줄고 상당수는 임금노동자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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