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계급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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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https://www.liberationnews.org/]

더 물러설 곳이 없는 기후재앙

기후변화란 매일 우리가 경험하는 기온, 바람, 비 등의 대기 상태를 말하는 날씨가 아닌, 수십 년 동안 한 지역의 날씨를 평균화한 것으로, 수십 년 또는 그 이상 지속되는 통계적으로 중요한 기후의 변동을 말한다. 현재 우리가 문제로 삼고 있는 기후변화는 온실가스의 증가로 지구표면의 평균기온이 높아지는 지구온난화이다. 지구온난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기체가 대기 중으로 배출됨으로써 일어나는 온실효과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온실가스가 증가해서 발생한다.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6대기체가 거론되는데, 이산화탄소, 메탄, 아황산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양을 배출하고 있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1800년대에는 280ppm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1958년에는 315ppm, 2000년에는 367ppm으로, 2004년에는 400ppm을 넘어섰다. 이 수치는 자본주의적 발전과 궤를 같이하고 있으며, 현재에는 매우 위험한 상태에 다다른 상태다. 많은 과학자들이 인류문명을 지키기 위해 기후변화의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면 산업화 이후 기온 변화를 최소한 2°C 상승 이내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400ppm은 그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의 위험한 상황에 대해서는 『사회주의자』 기사 「기후변화 어디까지 왔나」를 참고할 것)

기후변화의 심각성은 이제 그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으며, 긴급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향후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전세계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러한 결과 198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이 구성되어 기후변화에 대응하게 되었다. 자본가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 각국의 정부도 앞에 나선 것이다.

IPCC는 최근 2천 페이지가 넘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인류에 가져올 주요 리스크를 8가지로 분류했다. 여기에는 해수면 상승, 해안가 홍수 및 폭풍해일, 가뭄 및 강수 가변성, 내륙 홍수 및 물 부족, 해양 및 육지 생태계 손실, 생태계 서비스 및 다양한 상호적 위험성들을 포함한다. 이로 인해 식량과 물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며 집, 터전, 문화의 손실 및 인명 상실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러한 결과에 따른 내전 가능성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을 다양하고 상세하게 언급하고 있다. 지금 지구의 상태는 인간다운 삶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그래서 최근 영국 『가디언』은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라고 부르기로 결정했다.

자본주의적 대량생산이 불러 온 기후변화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은 바로 ‘이윤을 위한 대량생산’을 추구하는 자본주의이다. 자연적인 상태에서 온실가스의 증가는 크지 않다. 대부분 인간의 생산활동에서 나온 것이다. 자본주의는 자본가계급에게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인류의 필요를 넘어선 상품생산을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이를 위해 화석연료를 무제한적으로 사용해왔다. 이산화탄소는 석유나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화력발전소, 제철 공장, 시멘트 공장뿐만 아니라 가정용 난방과 자동차나 선박의 운행 과정에서도 석유가 많이 사용되어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한국의 통계를 보더라도 2018년 9월 21일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2016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에너지 분야가 87.1%로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였다. 통계청 최종에너지 부문별 소비(2016년) 통계에서 에너지의 부문별 사용량을 보면 산업용이 전체 사용량의 61.3%였다. 여기에 대부분 화물운송(선박, 항공, 화물차량)이 차지하고 있는 수송용(18.8%)을 포함하면 그 비율은 80.1%에 달한다. 따라서 산업부문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얼마만큼 감축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가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핵심적인 과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위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에너지 사용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고, 그만큼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여전히 전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3월 25일 발표된 국제에너지기구의 「글로벌 에너지·이산화탄소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에너지와 연계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17년보다 1.7% 증가했다고 한다. 그중 전력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라고 한다.

자본가계급은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

기후변화의 주범이 자본주의임에도 불구하고 재앙적인 기후변화를 대하는 자본가계급의 태도를 보면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철판을 깔고 기후위기의 현실을 무시하는 경우이다. 각국 정부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국제적인 노력으로 IPCC를 구성해서 기후변화의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자고 했다. 2017년 파리기후협약은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러나 미국이 파리협약에서 탈퇴하고 다른 주요 국가들도 연쇄적으로 탈퇴하면서 협약이 무력화되었다. 미국과 여러 나라들은 국제회의에서 스스로 한 약속도 스스럼없이 파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2018년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2015년과 2016년에는 폭스바겐과 아우디 차량의 이산화탄소 배출 조작사건이 큰 논란이 되었다. 이 사건은 오로지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가계급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유사한 사례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이 미세먼지 배출 수치를 조작한 사건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우리는 생태문제를 대하는 자본가계급의 태도를 알 수 있다.

또 하나의 태도는 돈으로 매수해서 기후변화는 사실이 아니라거나 심각하지 않다는 식의 거짓 논리를 유포하는 것이다. 4대강 사업에서 많은 학자들이 4대강 사업이 홍수에 대비하고 하천생태계를 살리는 유력한 방법이라고 거짓 보고서를 작성하고 학술발표를 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4대강 찬동인사 누구입니까?」(환경운동연합)를 볼 것). 그와 마찬가지로 자본가들은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그것이 거짓이라며 기후변화 부정론을 유포했다. 예건대 석유기업 코크 인더스트리의 소유주인 코크 형제는 기후변화 부정론을 체계적으로 유포하는데 막대한 자금을 뿌리고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가 위기상황이라는 것은 전세계의 국가들이 참여하는 IPCC조차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기구에 참여하고 있는 각국 정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또한 2016년 존 쿡 서오스트레일리아대 교수 등 기후변화 연구자 16명은 그간의 연구 결과를 분석한 결과, 기후변화 관련 과학자들의 97%가 온난화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로 미국 자본가들의 거짓말들이 유포되고 한국에도 이러한 미국에서 나온 논리가 옮겨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정권의 행정부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생산, 유포하고 있다. 이 거짓말이 노리고 있는 것은 단 하나이다. 화석연료 채취산업을 계속 유지하고 여기서 많은 이윤을 계속 얻기 위해서다.

기후변화는 계급문제다

올해 5월 국회에서 열린 기후변화포럼에서 오재호 부경대학교 명예교수는 “지구촌은 혹독한 전쟁을 치루고 있”으며, “우리를 대신해서 싸워줄 어벤져스는 없다”면서 “우리의 삶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자폭탄이 “매일 40만개”가 폭발하는 상황이라며 다급한 상황임을 역설했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대안으로 개인적인 삶의 방식을 바꾸는 정도만 이야기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 기후변화 문제를 다룬 나오미 클라인의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를 보면 인상적 대목이 나온다. 1990년 4월 23일 뉴욕 거리에서 1천여 명의 시위대는 “지구를 파괴하는 주범은 누구인가? 우리 모두가 주범인가? 아니다. 이제 주범에게로 가자 월스트리트로!” “오염배출자들은 우리 또한 지구라는 우주선에 탑승한 똑같은 여행자임을 명심하라. 소수에 불과한 그들이 우주선을 조종하고, 우리는 그들이 내뿜은 배기가스에 숨 막혀 죽어간다”고 주장했다. 즉 생태문제하면 모든 인류의 공통된 문제이고 그 책임도 인류 전체에게 있다는 인식이 파다한데, 이미 1990년 뉴욕의 시위대는 그것이 거짓임을 분명히 했던 것이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인간활동 전반의 문제가 아니라 특정한 인간활동 방식, 즉 자본주의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따라서 기후변화는 인류 전체의 잘못된 선택과 행동 때문이 아니라 이윤을 위한 생산에 모든 이해가 달린 자본가에게 그 우선적 책임이 있다. 이를 극명히 보여주는 조사결과가 있다. 영국의 탄소공개프로젝트(CDP)와 기후책임성연구소(CAI)가 공동으로 펴낸 2017년판 ‘주요 이산화탄소 배출원 데이터베이스(DB)’에서 따르면, “겨우 100개 기업이 지난 30년 동안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1%에 책임이 있다. 산업혁명 이후 160년 동안 배출량의 절반 이상 화석연료를 100개 기업이 생산했다.” 또한 기후변화의 영향도 모든 인류에게 동일하게 가해지는 것이 아니다. 자본가들은 자신들이 기후변화를 일으킨 주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부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피해갈 수 있다. 반면 노동자들과 일반 민중들의 경우 기후변화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의 심각한 위기상황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한파, 폭우와 가뭄, 침수로 현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당장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 첫 걸음은 기후변화의 원인이 어디에 있으며, 그 피해는 누구에게 집중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래야 올바른 대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노동당 당수인 제레미 코빈 (Jeremy Corbyn)은 지난 3월 스코틀랜드 노동당 대회에서 기후변화는 부자 대 빈자의 ‘계급문제’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기후위기에 직면해있습니다. 우리 미래에는 더 큰 위협이 없습니다. 근본적으로 기후의 파괴는 계급문제입니다. 최악의 환경오염과 최악의 대기오염으로 고통받는 것은 노동자계급의 공동체입니다. 자원이 마를 때 직업을 잃을 사람들은 노동자계급입니다. 그리고 해수면 상승으로 부자들이 탈출하고 남을 사람들도 노동자계급입니다.

그렇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을 자본주의체제의 지배계급인 자본가들은 피해갈 것이다. 해일과 홍수로부터 안전한 고지대의 쾌적한 주거지를 가지고 있으며, 언제든지 피난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가지고 있고, 오염된 식수를 먹지 않아도 되는 정수기와 생수가 그들의 창고에 수북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폭염에도 지치지 않고 화석연료로 가동되는 냉난방시설은 또 어떤가? 그러나 노동자, 민중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그들은 회피할 수 있는 수단을, 지불할 돈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이윤을 위해 자연을 파괴했으면서도 그 이윤을 독점할 수 있는 자본주의의 덕분에 말이다.

기후변화는 계급문제다. 그렇다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과 싸워야 하는가? 바로 자본주의다. 그리고 이 싸움에 누가 나서야 하는가? 바로 노동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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