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가격·이윤』, 임금인상투쟁의 의의와 한계를 과학적으로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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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사회주의자』는 중요한 사회주의 고전을 소개하는 <고전으로 읽는 사회주의> 연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 사상에 대해 쉽게 설명하는 글들을 제공하는 것도 좋지만, 고전을 직접 읽어 사회주의 사상을 이해하려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하는 꼭지입니다.

“사회주의 선전보급”은 『사회주의자』의 핵심 목표입니다. 편집위원회는 앞으로 사회주의 선전보급을 위해 다양한 기획과 연재를 진행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애정어린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전으로 읽는 사회주의” 연재, 그 네 번째 책은 맑스의 『임금·가격·이윤』(1867)이다. 앞서 소개했던 『임금노동과 자본』과 함께 맑스의 경제학을 알기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책자이다. 『임금·가격·이윤』은 맑스의 경제학적 분석을 노동자도 쉽게 읽을 수 있게 매우 평이하게 개괄하고 있고, 어느 측면에서는 1850-60년대 정치경제학에 대한 탐구 성과가 집약되어 있어서 『임금노동과 자본』보다 성숙한 분석을 내놓는 책이다. 그러나 이미 『임금노동과 자본』에서 맑스의 경제학에 담긴 핵심 내용을 소개했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반복하기 보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계기가 된 주제를 중심으로 글을 쓰고자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자본론』의 핵심 개념을 무기로 삼아 당시 노동운동가들에 퍼져 있던 임금인상 무용론을 논박하고, 불타오르던 노동자들의 투쟁방향을 정립한 실천적인 책이다.

『임금·가격·이윤』의 발간 배경

『임금·가격·이윤』이 발간된 1860년대는 자본주의의 발전과 함께, 노동자 계급의 투쟁이 발전하던 시기였다.

자본주의는 서유럽 도처에서 급격히 발전하고 노동자계급도 조직과 투쟁 모두에서 크게 발전하였다. 노동운동, 특히 영국의 노동운동은 점점 더 그 힘을 강화하고 있었다. 1860년에는 런던 노동조합평의회가 결성되었다. 독일에서는 라살레에 의해 1863년에 전독일 노동자협회라는 정치단체가 조직되었고, 아우구스트 베벨과 빌헬름 리프크네히트에 의해 사회주의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다.(이는 1869년 독일 사회민주노동자당의 결성이라는 결실을 보게 된다.) 미국에서도 1863년 이후 시기에 노동조합이 급속하게 발전했다. 최초의 세계공황인 1857년 대공황은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주어, 영국은 물론이고 미국을 포함한 그밖에 여러 나라에서 1860~1862년의 강력한 파업운동을 불러일으켰다. (노동자정치학교 강의교재 『사회주의 핵심을 학습하자』 중 “사회주의노동운동사” 제8강)

하지만 당시 운동의 지도적 인물들 상당수는 노동자들의 임금인상투쟁 등 경제투쟁에 소극적으로 대하거나 무의미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라살레의 경우 임금철칙설을 내세우며, 노동자들의 임금인상투쟁이 무의미하다고 보았다. 또한 “국제노동자협회”(제1인터내셔널의 정식명칭) 총평의원이었던 존 웨스턴은 총평의회에서 “생산액은 일정한데 임금을 인상하면 상품에 대한 수요의 증대를 초래하며, 그 결과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임금인상분은 상쇄되어 버리므로 결국 임금인상투쟁은 무익하며, 노동조합의 인금인상투쟁은 물가상승을 초래하므로 노동자에게는 오히려 유해하다”는 주장을 하였다.

노동자들의 임금인상투쟁을 무익하고 유해하다는 웨스턴과 같은 주장이 운동 내에 만연하자, 맑스는 1865년 6월 국제노동자협회 중앙평의회에서 임금, 가격, 이윤에 관한 특별보고를 연설하게 된다. 맑스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인상 무용론을 반박하고 노동자들의 경제투쟁, 임금인상투쟁에 대해 명확한 견해를 가지는 것이 실천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지금 대륙에서는 동맹파업이라는 진짜 전염병과 임금인상의 전반적 요구가 널리 퍼져 있다. 이 문제는 우리 대회에서 다루어질 것이다. 국제노동자협회의 수뇌부로서 여러분은 이 지극히 중요한 문제에 대한 확고한 견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맑스, 『임금·가격·이윤』)

임금인상 무용론을 반박하는 맑스의 논리

150년 전 국제노동자협회에 소속되어 있던 웨스턴의 임금인상 무용론의 논리는 지금도 변형된 형태로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르주아 언론은 최근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16.4% 인상한 것에 대해 “2018년 최저임금 7530원… “물가 동반상승, 서민 부담 커질 것””(한국경제)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임금이 인상되면 물가가 오르는 것인가? 맑스는 『임금·가격·이윤』에서 그렇지 않다고 여러 가지 방식으로 논박하고 있다. ‘임금인상이 무의미하다면, 임금인하도 노동자에게 무의미한 것인가’라는 정반대의 논리로 반박하기도 하고, 예를 들어 임금이 200만원으로 정해져 있다면 왜 그 수준이어야 하는지 되묻기도 하며, 왜 국가별로 임금수준이 차이가 나는지 설명할 수 없다며 비판하기도 하고, 실제 임금인상으로 물가가 상승하지 않은 예를 들어가며 반박하는 등을 통해 웨스턴의 논리를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맑스가 웨스턴을 비판하는 논리의 핵심은 잉여가치론이다. 그렇다보니 소책자의 상당부분을 노동력의 가치가 무엇인지, 잉여가치가 무엇인지, 자본가의 이윤은 어디서 생겨나는 것인지 등 자본론의 핵심적인 개념들을 다시 한 번 요약해서 설명하고 있다. 맑스는 상품의 가격이 원료의 가격, 임금 등 비용에 이윤을 더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품에 포함된 총 노동력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다. 자본가는 노동력의 일부(지불노동)만 임금으로 지불하고 나머지(불불노동)를 이윤으로 획득한다는 것이다. 결국 임금을 인상하는 것은 자본가가 착취하는 이윤을 줄이는 것으로, 물가인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맑스는 『임금·가격·이윤』 말미에 세 가지 결의안을 제출했는데, 그 첫 번째가 아래의 문장이다.

임금의 전반적인 상승은 전반적인 이윤율 하락을 낳을 것이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상품의 가격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맑스, 『임금·가격·이윤』)

임금인상투쟁의 의의와 한계

맑스는 임금인상이 물가상승을 유발하여 노동자들에게 불리하다는 웨스턴의 논리를 비판하는 것과 동시에, 자본주의 하에서는 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한다. 이 부분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주로 기계와 같은 고정자본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산업의 발전에 비해 노동력의 수요가 줄어들고, 실업자가 증대하며, 이것이 임금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생산과의 경쟁에서 패배한 소생산자가 노동자로 일하게 되는 것 또한 노동력의 공급을 늘려 임금을 하락시킨다. 자본주의 하에서 불환지폐의 증발은 인플레이션을 유발시켜 명목임금이 상승하더라도 실질임금이 감소하는 경향도 존재한다.

그렇다고 결국 임금인상투쟁은 의의가 없는 것인가? 당시 프루동, 라쌀레, 바쿠닌은 경제투쟁과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무시해왔는데, 이를 비판했던 맑스는 『임금·가격·이윤』 에서 이러한 태도를 통렬히 비판하고, 임금인상 투쟁의 의의를 강조했다.

현 제도에서 사태의 경향이 이러하다고 해서, 이것은 노동자 계급이 자본의 침략을 반대하는 저항을 포기해야 하며 자신들의 처우를 일시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가끔씩 주어지는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만약 노동자들이 그렇게 한다면 그들은 어떻게 할 수 없는 파탄자의 무리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임금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동자의 투쟁은 임금 제도 전체와 분리할 수 없는 것이었다는 점, 임금을 인상하기 위한 노동자의 노력은 100 가운데 99가 주어진 노동 가치를 유지하려는 노력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노동의 가격을 두고 자본가와 싸워야 할 필요성은 자신들을 상품으로 팔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의 조건에 내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자본과 일상적으로 충돌하는 데서 비겁하게 물러난다면, 노동자들은 틀림없이 더 커다란 운동을 일으킬 자격을 스스로 빼앗기게 될 것이다. (맑스, 『임금·가격·이윤』)

다른 한편, 맑스는 이러한 임금인상투쟁의 의의를 강조하면서도 임금인상투쟁의 한계를 아울러 지적한다. 임금인상투쟁이 자본주의 착취의 결과에 대한 투쟁일 뿐, 그 원인에 대한 투쟁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시 노동조합에서 즐겨 사용했던 ‘공정한 노동에 공정한 임금을!’이라는 구호 대신, ‘임금제도 철폐!’라는 구호를 써야 한다고 말할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맑스는 『임금·가격·이윤』의 맨 마지막을 다음과 같은 결의안으로 마무리했다.

노동조합은 자본의 침탈에 대항하는 저항의 중심으로서도 훌륭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단지 기존 체제가 빚어 낸 결과에 반대하는 유격전에만 자신을 한정하고, 이와 동시에 예전 체제를 변혁하려 하지 않는다면, 또 자신의 조직된 힘을 노동자 계급의 최종적인 해방, 즉 임금체제의 궁극적인 철폐를 위한 지렛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실패한다. (맑스, 『임금·가격·이윤』)

마치며

『임금·가격·이윤』은 『자본론』에서 본격적으로 다루는 중요한 자본주의 분석 개념을 요약하여 설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자본가들의 허구적인 주장을 깨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하에서 임금인상투쟁이 갖는 의의와 한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하여 경제투쟁에 대해 노동자가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확립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노동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글쓴이 주] 임금철칙설이란?

노동자들의 임금이 최소한의 생계비 수준으로 정해져 있다는 설. 임금상승 → 노동자의 생활향상 → 결혼과 번식의 증가 → 노동자 인구증가 → 노동공급증가 → 임금하락하며, 그 반대의 경우, 임금하락 → 노동자의 빈곤 → 국외이주의 증가·결혼감소·산아제한 → 노동자수의 감소 → 노동공급감소 → 임금상승이 되어 결국 임금은 일정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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