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자본가계급이 두려워하는 것: 노동자 대중이 계급의식을 갖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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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편집자 설명] 자본주의의 새로운 공황이 예상되고 문재인 정권의 본질이 완연해진 지금 자본주의 체제와 집권 자유주의 세력에 대한 대안으로서 사회주의노동운동의 등장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 인터뷰는 노동자들이 확고한 계급의식을 갖고 사회주의노동운동에 동참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현장 노동자의 고민을 듣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인터뷰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이성호 지회장과 진행되었다.

Q1 민주노총 조합원이 최근 몇 년 동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로 조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민주노총이든, 금속이나 공공이든, 지도부가 투쟁을 잘 했기 때문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노동자 대중 스스로 생존권이 너무나도 절박하기 때문에 직접 싸움에 나선 것이죠. 민주노총으로 대표되는 민주노조운동의 문재인 정권에 대한 태도는 어떻다고 판단하시나요?

이성호: 문재인 정권은 노동자 대중을 두려워합니다. 노동자 전체가 단결한다면, 그래서 전국적으로 생산을 중단시키는 파업을 전개할 수 있기에 두려워한다고 봅니다. 박근혜를 퇴진시킨 촛불항쟁 역시 노동자 민중 아닙니까? 하지만 민주노조운동을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원회나 사회적 대화 등 협상을 하는 게 아니라 문재인 정권과 붙어볼 만 한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이명박·박근혜 수구 세력이 역사적으로 몰락했지만,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반노동자성, 반민중성 역시 우리 노동자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권의 성격에 대해서 헷갈릴 게 전혀 없어요. 문재인 정권은 자유주의 정권이자 자본가 권력입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쇼를 잘 하는 것 같습니다. 이명박이나 박근혜는 앞에서 칼을 들었다면, 문재인 정권은 안 그런 척 하면서 뒤에서 칼을 드는 식입니다. 그래서 노무현보다 더 나쁜 놈인 것 같습니다. 그와 비슷하게 자유주의 세력들은 진보가 아니면서 진보인 척 합니다. 그런데 소위 민주노조운동의 지도부들은 현혹되어 대화를 자꾸 하려고 합니다. 서로 색깔이 비슷해서인가요?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대중들에게 문재인 정권은 그 본질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먹고사는 문제에서 자본가계급은 해결책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것을 대중들은 본능적으로 알아채는데 반해, 지도부급은 이를 못 보는 것인지 아니면 간부들이 계급의식이 투철하지 못한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특히 경사노위 참가 시도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한편으로는 문재인 정권은 박근혜 정권과 다르다는, 무엇인가 기대할 것이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가 권력인 문재인 정권은 결코 중립적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투쟁하는 노동자 대중들에게 문재인 정권이 자본가계급한테서 어느 정도 중재를 해 줄 수 있다는 환상을 유포하기 때문입니다.

Q2 노동3권이 현실에서는 철저하게 부정되는데다가 임금도 저임금이고 고용이나 최소한 안전조차도 보장되지도 않기 때문에, 비정규직 투쟁은 너무나도 절박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 절박함에 대비될 정도로 요구는 전혀 급진적이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의 너무나도 억울한 산재 사망에도 불구하고, 정작 요구사항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화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노동자 대중의 요구가 자본가 계급에게 관철되는 경우는 요구 조건을 수용하지 않을 시에 자본주의 체제에 위협이 될 수 있을 때입니다. 결코 노동자가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손을 잡아주지 않습니다.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성호: 고 김용균 하청노동자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문재인이 죽인 것입니다. 그런데 고 김용균 노동자를 문재인 정권이 죽였다는 말을 오히려 수구세력들이 하고 있습니다. “김용균을 문재인이 죽였다!” 맞는 말입니다. 노동자가 그 목소리를 내야하는데 좀 답답합니다. 태극기 부대가 입바른 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할 소리인데…

저는 시야가 좁아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주의세력과 수구세력, 1번 아니면 2번 중에서만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젊은 노동자들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을 텐데, 정작 민주노조운동이 주저하는 것은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에 대한 확신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프랑스에서 발생한 노란 조끼 투쟁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마크롱 대통령에게 대화하자고 하지 않고 퇴진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노란 조끼의 투쟁이 완강해지자, 마크롱 정권은 대중의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노란 조끼 시위대는 기름값(경유세) 인상 반대에서 시작됐지만, 마크롱 퇴진과 자본주의 반대로까지 전진했습니다.

Q3 현대중공업에서 1사1노조 원하청 단일노조가 건설 중입니다. 하지만 정규직 조합원들이나 하청노동자들이나 노동자 계급의식이 확립되지 않는다면, 조직 형식적 접근에 불과하게 될 것 같습니다.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구호가 선언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계급의식을 획득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성호: 현대중공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첫째는 노동자가 뭉치는 것입니다. 하청노동자도 단결해서 노동조합으로 뭉치고, 직영이냐 하청이냐 구분 없이 원하청 노동자 누구나 단결해서 단일 노조를 건설해 나가는 것입니다. 둘째는 자본가가 정말로 싫어하는 것인데, 노동자 대중의 의식이 깨어나는 것입니다. 은폐되고 왜곡되기도 하지만, 원하청 노동자가 모두가 현중 원하청 자본가들에게 착취당하고 있고,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스스로 건설할 수 있다는 의식을 획득하는 것이야말로, 자본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청까지 파업해야 공장을 세울 수 있다는 수준의 접근으로는, 정규직 노조가 이제 혼자 힘으로 안 되니까 하청들 방패막이로 이용해 먹으려 한다는 하청노동자들의 오해를 피할 수 없습니다. 하청 역시 스스로 투쟁하고 조직되지 않은 채 정규직 의존성에 안주한다면, 하청조직화는 실패하게 됩니다.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단결하지 못한 이유를 보면, 사측의 업체 폐업이라는 탄압에 대한 공포심이 절반이라면 잘 모르기 때문인 게 나머지 절반입니다. 이제 1사1노조 사업이 진행됐고, 발판은 만들어졌습니다. 하청 주체가 스스로 투쟁해야 합니다. 정규직 노조에 기대하고 의존하는 순간 자기 것을 잃어버리고, 노동자는 하나라는 외침은 허공 속의 메아리가 될 뿐입니다.

현대중공업 사측이 두려워하는 것은, 정규직만의 파업도, 하청만의 조직화도 아니라, 원하청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공동으로 투쟁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원하청 공동투쟁은 노동자로서의 계급의식이 확립될 때 도약할 수 있습니다.

[사진: 사회주의자]

Q4 울산은 노동자의 도시입니다. 민주노조운동이 본격화된 1987년 노동자 대투쟁에서, 울산은 그 주요 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 30년이 넘어 한 세대가 끝나 가는데, 정작 울산에서, 특히 87년 노동자 대투쟁 세대의 노동자 투사들 중 사회주의 노동운동가가 별로 없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요?

이성호: 순탄하고 안정적으로 가려는 게 아닐까 합니다. 대화를 해보면 제가 하는 사회주의 이야기가 맞기는 맞는데 안 된다고 합니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데 자기는 못 하겠다고 포기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러다가 다 죽는 것입니다.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것입니다. 노동자 대중은 태생적으로 사회주의적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운동세력들은 노동자 대중의 전투적 투쟁들이, 그리고 그 절박한 요구들이 근본적이고 급진화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자 대중이 사회주의적 본능을 자각하도록 말이죠.

운동세력들이 적극적으로 사회주의를 선전하고 보급해야 합니다. 과거의 낡은 세대가 아니라 새로운 세대, 즉 젊은 노동자들이나 또 나이는 들었지만 새롭게 투쟁하는 비정규직 등 노동자들에게 조합주의 노조활동과 조합주의 정치활동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계급의식에 눈을 뜰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세대 상당수는 이미 자기 역할을 다하고 역사에서 퇴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노동자 세대가 사회주의 의식으로 눈이 떠야, 문재인 자본가 정권에 맞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건설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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