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된 경제상황, 자본가와 노동자의 계급적 입장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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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이유

2018년 6월 북미정상회담과 지방선거를 전후한 시점까지만 해도 80%에 육박했던 문재인 정권에 대한 국정지지도는 2018년 말부터 40% 대로 추락해 있는 상황이다. 국정지지도가 이처럼 추락한 이유는, 우선 삶의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랐던 노동자 민중의 바람과는 달리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도 노동자 민중의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고달프기만 하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취업자 증가 수는 31만 6천여 명이었으나 2018년에는 9만 7천여 명으로까지 격감하여, 201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8년 실업률 역시 3.8%로 2010년 이래 최대이다. 비정규직 비율은 작년 10월 기준 33%로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노인빈곤 역시 OCED 국가 중 1위를 차지한지 오래됐고, 청년층의 삶 역시 나락으로 치닫고 있다. 청년실업은 심각한 상태로, 작년 12월 27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17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2017년 대졸 취업률이 66.2%로 2011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청년의 주거난도 심각하다. 2018년 5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주거복지포럼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주거빈곤에 처한 19~34세 청년 단독가구는 2006년 17.1%에서 2008년 21.2%, 2010년 34.0%, 2014년 39.0%, 2016년 46.8%으로 갈수록 증가했고, 청년 단독가구의 56.9%가 월 소득의 20%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어 소득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삶이 어려워지자 이것은 혼인·출산률의 급감으로도 나타났다.

더 나아가 촛불투쟁 이후 등장하여 뭔가 자신의 삶을 바꿔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걸게 했던 문재인 정권이 추구한 정책이 전혀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제대로 된 정규직화’가 아니라 자회사 전환 등의 ‘꼼수 정규직화’가 진행되었다. ‘제대로 된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통해 ‘줬다 뺏는 최저임금 인상’이 진행되었다. 노동시간단축은 적용시기가 유예되거나 탄력근로제 확대 도입으로 무력화될 처지에 놓였다. 이러니 문재인에 대한 지지도가 떨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20대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지지도가 크게 떨어진 데에는 경제문제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경제위기를 빌미로 노골적인 공세에 나선 자본가계급

그러자 문재인 정권은 경제 살리기에 대대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의 경제 살리기는 자본의 이익만을 노골적으로 반영하는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자본이 경제위기를 이용해 정부를 상대로 공세를 펼친 것이 그 배경에 있었다. 경제가 안 좋아지자 자본과 언론이 합세하여 ‘경제위기’ 공세를 대대적으로 폈다. 경제가 위기이니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구태의연한 프레임이었다.

예를 들면 최저임금 인상을 공격하며 경제가 안 좋은 이유가 모두 최저임금에 있는 것으로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 하고, 영세자영업자를 동원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자영업자가 어려운 것으로 분위기를 호도했다. 자본가들을 대변하는 수구언론들을 동원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경제가 더 어렵게 되었다며 위기감을 확대했다. 문재인 정권이 스스로가 내건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사실상 폐기한 데에는 이런 자본과 언론의 공격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

그러나 자본은 이에 그치지 않고 최저임금 무력화에 집요하게 달려들고 있다. 업종별,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제는 최저임금 결정구조까지 자본의 입맛대로 바꾸려 하고 있다. 지난 1월 22일에 손경식 경총 회장은 ‘2019년 중점사업 방향’ 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150억 원 이익을 낸 회사가 최저임금 상승 여파로 이익 수준이 70억 원대로 줄어든 사례도 있다”고 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반대를 노골화했다. 그날 그는 어떤 국민의 뜻인지 모르지만 최저임금이 “국민의 뜻보다 더 높게 책정됐다고 생각한다”고 하면서, 최저임금인상이 “기업의 과감한 투자활동을 저해”하니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뿐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도 자본의 공격대상이었다. 2018년 12월 7일 경총은 “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와 투자 활성화” 등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경총 의견서에는 노동시간 단축 입법에 보완이 필요하다며 노동시간 유연화를 요구하면서, 탄력적 근로시간제·선택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고 ‘근로자대표 서면합의’를 받아야하는 현재 도입 요건을 ‘근로자대표 협의’로 완화하는 방향이 담겨있다. 마지막으로 ILO 협약 비준에 맞서 경총은 아예 노동3권을 부정하는 ‘대체근로 전면 허용’ 등을 요구하고 있고, ‘신성장동력’을 만들자며 규제완화를 말하고 있다.

자본가의 요구는 노동자의 이해와 대립한다.

그러나 이런 자본의 요구로는 애초 노동자 민중이 겪고 있는 심각한 삶의 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다.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주장은 20년 이상 반복되어 왔다. 그러나 그 주장대로 해보았자 노동자 민중의 삶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충분히 경험했다. 오히려 악화되었을 뿐이다. 노동자 민중의 삶의 개선되기 위해서는 자본의 요구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예컨대 자본은 최저임금이 무력화되길 바라지만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임금이 인상되어야 한다. 최근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31,000달러라는 통계결과가 나왔다. 4인가족의 경우 단순계산으로는 1년에 1억 원 이상을 번다는 의미다. 하지만 노동자 민중들의 현실은 이러한 통계와 동떨어져 있다. 최저임금 8,350원이 최고임금으로 책정되는 노동자들이 수두룩하고, 이들의 한 달 임금은 200만원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자본가들은 막대한 이윤을 손에 거머쥐고 있다. 최저임금을 무력화시키면서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자본가와 최저 수준에 불과한 자기 임금을 인상시키려는 노동자의 요구는 서로 상반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경총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탄력근로제 역시 노동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실상 노동시간을 크게 늘리고, 임금삭감, 노동강도 강화를 낳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에게 절박한 요구인 실업문제 해결,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 철폐, 주거문제 해결 등도 모두 자본과는 이해를 달리 한다.

이처럼 경제문제 해결에 대한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의 이해는 완전히 대립된다. 자본가 계급은 임금, 노동유연화, 규제완화를 요구하면서, 경제위기를 기회삼아 안정적인 이윤을 확보하기 위한 시스템을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노동자계급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노동자 민중의 삶의 개선을 원한다. 임금인상, 노동시간 단축, 고용안정은 그러한 요구의 일부일 뿐이다. 경제위기가 격화되고 자본주의 모순이 악화되고 있는 지금, 노동자계급은 자본의 이해에 맞서고 자본주의 체제 자체와 싸울 때 자신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

반면 경제위기를 둘러싸고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두 계급 사이에서 문재인 정권은 자본의 편에 서서 자신의 계급적 본색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지 않은 진보운동과 노동운동 세력이 노동자계급 입장에 분명히 서는 게 아니라 자유주의 문재인 정권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경사노위 참여에 몰두하는 민주노총 김명환위원장이 그 예일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같은 사회적 대화기구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뻔하다. 노동자, 민중의 삶의 개선을 위해 자본가 계급과 맞서 투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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