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후 1년, 무엇이 변하고 무엇이 그대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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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편집자 설명] 11월 3일에는 『사회주의자』 주최 촛불집회 1주년 기념 토론회, “촛불집회 후 1년, 무엇이 변하고 무엇이 그대로인가? 그리고 사회주의, 진보세력의 과제는 무엇인가?”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글은 토론회 발제문 중 전반부에 해당하는 글이다. 토론회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독자들이 알 수 있도록 발제문 전반부를 토론회에 앞서 공개한다. 아울러 글의 흐름을 알 수 있도록 발제문 전체의 목차를 게재한다. 후반부는 다음 주 월요일 게재될 예정이다.

글의 목차

1. 촛불집회의 근본동력과 촛불집회가 제기한 과제
1) 촛불집회의 근본동력
2) 촛불집회가 제기한 과제

2. 촛불집회가 제기한 과제는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가?―촛불집회 시작 1년 후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1) 박근혜 퇴진과 구속
2) 적폐청산
3) 민중의 삶의 문제 해결

3. 문재인 정권의 한계
1) 문재인 정권은 촛불정세 덕분에 등장하였을 뿐 촛불집회를 대표하는 세력이 아니다.
2) 자유주의정권으로서 문재인 정권의 한계는 이미 드러나고 있다.
① 문재인 정권은 민중의 삶이 악화일로에 있으며 이것이 누적된 자본주의 모순의 산물이라는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
②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 등은 전형적인 보여주기 정책으로 생색만 낼 뿐 이마저도 진지하게 실행하지 않고 있다.
3) 문재인 정권이 추구하는 목표는 노동자, 민중의 요구와 배치된다.

4. 촛불집회 후 사회주의, 진보세력의 대응 상태
1) 촛불집회 과정에서 대응상태
2) 문재인 정권 등장 이후의 대응 상태

5. 촛불집회에서 노동자들이 한 역할, 촛불집회가 노동자들에게 미친 영향
1) 촛불집회에서 노동자들이 한 역할
2) 촛불집회가 노동자들에게 미친 영향

6. 향후 사회주의, 진보세력의 과제
1) 철저한 적폐청산투쟁을 전개한다.
2) 민중의 삶의 문제 해결을 위해 반자본주의 투쟁을 본격화하고 자유주의와 사회주의가 대립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 낸다.
3) 이를 위해 사회주의, 진보세력이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촛불정세가 만들어 낸 과제를 명확하게 대중들에게 표현하고 이를 공론화하여 주체를 재정비하는 일이다.
① 우선 사회주의, 진보세력은 시대의 방향을 결정하는 쟁점을 형성하고 이를 대중화해야 한다.
② 다음으로 변화된 정세에 맞추어 주체를 재정비한다.
4) 사회주의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주의 정당 건설을 준비한다.
5) 문재인 정권의 대안세력으로 등장할 각오와 전망을 갖고 태세를 확립한다.

맺으며

2016년 10월 29일 3만 명으로 시작한 촛불집회는 11월 5일 20만 명으로 늘고, 그 일주일 후인 12일에는 100만 명으로 늘어났다. 12월 3일에는 232만 명으로까지 폭발적으로 늘어 국회에서의 탄핵소추를 끌어내었다.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민중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내는 힘과 변화에 스스로 경탄하며 ‘박근혜의 퇴진’과 ‘적폐청산’, 사회의 변화를 당당하게 요구하였다. 마침내 3월 10일 민중의 힘에 의해 박근혜가 탄핵되었다. 촛불집회를 통해 민중들은 각자는 현실에서는 무력해 보이지만 각각의 의지가 모여 집단적 의지를 만들어낼 때 역사의 물줄기도 바꾸어낼 수 있는 힘을 갖는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게 되었다.

촛불집회가 시작된 지 벌써 1주년이 되었다. 1년 전의 일이지만 10월 29일 첫 집회에 참여하여 무언가 대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11월 12일 100만 명이 모였을 때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마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가 비슷한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촛불집회는 과거의 일이 아니라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촛불집회가 제기한 과제는 그 실현을 기다리고 있다. 마침 『사회주의자』 창간일이 촛불집회 시작 전날이어서 창간 1주년을 기념하면서 촛불집회 1주년 기념 토론회를 개최하고 토론회의 발제를 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오늘 토론회에서는 촛불집회 시작 이후 1년을 되돌아보고, 먼저 촛불집회의 근본동력과 촛불집회가 제기한 과제를 다시 확인해보도록 하겠다. 이어 실제로 촛불집회 시작 이후 1년 동안 사회가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을 살펴봄으로써 박근혜의 탄핵과 구속에도 불구하고 구질서의 많은 부분이 그대로인 것을 확인하고 문재인 정권의 한계를 짚어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사회주의, 진보세력의 주체적인 측면을 평가해보고 이를 토대로 향후 과제를 끌어내보도록 하겠다. 특히 이 중에서 노동자계급의 대응 상태에 대해서 강조점을 두고 발제를 해보도록 하겠다.

1. 촛불집회의 근본동력과 촛불집회가 제기한 과제

1) 촛불집회의 근본동력

촛불집회는 급속한 속도로 참여자가 급증한 것(10월 29일 3만 명이 한 달 여 만인 12월 3일에 232만 명으로 급증했다), 민중들이 박근혜의 퇴진과 탄핵 외에 어떠한 타협책도 동요없이 일관되게 거부한 점이 특징이었다. 민중의 확고부동한 요구와 의지는 모든 정치세력을 압도해버렸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친박세력은 짧은 기간 사이에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 4월 퇴진을 내걸고 탄핵 흐름에서 이탈하려던 새누리당 비박계는 232만 명의 민중의 기세에 눌려 황급히 ‘탄핵열차’에 동승하였다. 촛불집회 초기에 ‘책임있는’ 정당으로서 퇴진, 하야 주장은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민중을 훈계하며 거국내각을 주장하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퇴진대열에 뒤늦게 합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은 탄핵 소추를 앞두고 또 한 번 동요하였지만 이 동요 역시 민중의 기세 앞에서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수구, 자유주의 정치세력의 꼼수, 계산 모두가 민중의 투쟁과 의지 앞에서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였다.

이처럼 민중의 의지가 확고부동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는가?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라는 국가 권력 사유화가 민중의 분노를 폭발시킨 것은 분명했다. 또한 박근혜의 연이은 거짓말과 꼼수가 민중의 분노를 증폭시킨 것도 분명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확고부동한 민중의 의지를 설명할 수는 없다. 민중의 의지에 부침이 있을 수도 있고, 자유주의 정치세력의 현실론이 일부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었음에도, 민중의 의지가 요지부동이었던 것은 이보다 더 중요한 저변의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하나의 이유는 박근혜가 집권 이후, 민중의 투쟁으로 쟁취한 제한된 민주주의조차 차례차례 유린하고, 급기야는 역사교과서조차 왜곡하려는 것에 민중이 강한 거부감을 갖고 분노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민중의 삶이 오랜 기간 동안 악화일로에 있고, 이것이 개선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에 대해 민중이 분노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JTBC 등 일부언론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폭로는 이처럼 누적되어온 분노를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엄청난 규모의 불만과 분노가 누적되어왔는데 ‘최순실사건’은 이를 폭발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리고 ‘민중의 삶이 오랜 기간 동안 악화일로에 있고, 이것이 개선될 가능성이 없게’ 된 것은 한국자본주의체제의 모순이 심화되어왔기 때문이다. 실업, 특히 청년실업은 지배계급이 해결하겠다고 20년 동안 공언했지만 지배계급은 그 해결에 완전히 실패하였다. 청년실업은 최악의 상태를 계속 갱신하고 있다. 청년들은 사회생활 첫 단계에 커다란 좌절을 맛보고 있다. ‘금수저’, ‘흙수저’라는 말을 청년들이 쉽게 공감하듯이 불평등이 대물림되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일자리는 점점 더 비정규직으로 채워지고 빚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저출산 문제는 고질화되어 사회의 재생산마저 위협하고 있다. 인구는 고령화되는데 조기퇴직이 만연하고, 고령화에 대한 사회적 대비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노인빈곤과 노인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인 지경이다. 무주택 청년들과 서민들을 건물주가 등쳐먹게 하는 주택문제도 악화되고 있다. 이들 문제들은 전형적인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이다. 이 자본주의체제의 문제가 삶의 악화와 희망의 상실을 야기하고 이것이 촛불집회의 근본동력을 형성한 것이다.

2) 촛불집회가 제기한 과제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도화선이 되어 누적된 다양한 분노를 폭발시켰다. 분노들은 촛불집회에서 민중의 요구들로 나타났다. 민중은 촛불집회초기에서부터 국정농단을 저지른 박근혜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였다. 민중은 박근혜가 만들어 낸 역사의 퇴행을 멈추고 전진하기 위해 ‘적폐청산’을 요구하였다. 또한 민중은 비록 명확하게 정리하여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헬조선’을 끝장내고 ‘자신들, 민중의 삶의 문제가 해결되어 미래에 희망을 갖게 되는’ 사회가 올 것을 요구하였다.

이들 요구는 모두가 중요한 요구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촛불집회가 제기한 요구가 매우 근본적인 것을 나타내는 정도는 뒤로 갈수록 커진다. ‘적폐청산’은 박근혜의 퇴진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고 ‘악화일로의 민중의 삶의 문제 해결’은 자본주의체제 문제를 떠나서는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면 촛불집회가 제기한 과제는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가? 다음 항목에서 이것을 살펴보겠다.

2. 촛불집회가 제기한 과제는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가?―촛불집회 시작 1년 후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촛불집회가 제기한 과제들이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가를 과제별로 나누어서 살펴보겠다.

1) 박근혜 퇴진과 구속

민중들의 확고한 박근혜 퇴진 요구는 비록 그대로 실현되지는 못하였지만 박근혜 탄핵과 구속을 압박하여 박근혜를 대통령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고 사법적 처벌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가권력을 휘두르며 갖은 패악질을 하던 대통령을 몇 달 만에 투쟁으로 대통령의 자리에서 쫓아낸 민중들의 소중한 경험은 민중들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만들고 선출된 자들을, 잘못할 경우 언제라도 소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이미 탄핵전의 중앙일보 여론조사(3. 6.~3. 7.)에서 국회의원소환제 도입 찬성이 85.5%).

2) 적폐청산

촛불집회에서 ‘적폐청산’이 민중의 주요 요구와 구호가 된 것은 민중들이 박근혜의 퇴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적폐청산’의 요구에는 포괄적으로 역사의 퇴행, 민주주의의 후퇴, 억압적 구질서를 청산하라는 내용이 모두 담겨있다. 당연하게도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동의하는 사람들, 계급들 사이에서 각각의 입장에 따라 적폐의 범위와 척결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민중들의 다수는 기존 질서를 흔드는 철저한 적폐청산과 민중들이 참여하는 방식의 적폐청산을 바랐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자유주의 세력들은 적폐청산이 기존 질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 머물고 적폐청산의 방식도 민중이 참여하여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되지 않게 민중을 대상화하는 방식을 바랐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민중들과 자유주의 세력들 사이에서는 적폐청산에서 공동전선이 형성되는 것과 동시에 갈등관계도 존재한다. 이런 관점을 갖고 적폐청산의 과제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적폐청산 대상은 역사의 퇴행, 민주주의 후퇴, 억압적 구질서 모두가 포함된다. 민중의 입장에서 이는 최대치까지 설정되어야 한다. 박근혜의 퇴행과 민주주의 후퇴에 협조한 모든 세력이 적폐대상으로 청산되어야 한다. 적폐의 제 1순위 대상은 새누리 잔당세력들이다. 박근혜는 탄핵당하고 구속되었지만 이들은 해체되지 않고 국회의원 잔여 3년의 임기를 무기로 적폐청산 대상의 정치적 구심역할을 하고 있다. K-스포츠, 미르 재단에 자금을 낸 재벌들은 이재용이 구속되었을 뿐 대부분 사법처벌대상에서조차 제외되고 있다. 수구언론은 잠시 머리를 숙였을 뿐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새누리 잔당세력들 다수는 이미 민중들에 의해 정치적 사망선거를 받은 상태이다. 그러나 이들 중 박근혜의 탄핵에 공동으로 정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자들은 한 명도 없다. 이들 세력이 법적 임기라는 것만을 이유로 한국 정치에서 촛불집회 이전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촛불집회가 만들어낸 사회변화에 걸맞지 않는다. 촛불집회에서 표출된 민중의 의지는 이들의 해체이다. 이것은 이제 행동으로 옮겨져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은 매우 소극적으로 계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자유주의정치세력들은 이들을 적극적으로 해체하기 위한 방침을 갖기보다 이들을 단지 선거를 통해 도태시키는 길로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내년 지자체 선거를 염두에 두고 선거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자유한국당이 잔존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든다. 촛불 1주년을 맞이하면서 민중들은 이 점을 간파하고 새누리잔당 해체투쟁을 벌이고 국회의원소환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군사독재정권의 잔재이며 그 악폐(사찰, 감시, 댓글 조작, 대선 개입 등)가 속속 폭로 확인되고 있는 국정원은 문재인 정권에 의해 폐지가 아니라 혁신의 대상으로 설정되고 있다. 검찰 개혁의 방안으로 신설이 예상되는 공수처는 초기 단계에서 법무부와 검찰의 방해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대표적인 적폐 악법인 국가보안법, 테러방지법 등 반민주적 제도, 법도 문재인 정권에 의해 폐지대상으로 설정되지 않고 있다. 서훈 국정원장의 테러방지법 찬성 발언에 대해서 필리버스터까지 한 더불어민주당은 아무런 반대 의견도 내놓지 않았다.

대표적인 적폐인 국정 역사교과서는 폐기되었지만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공무원노조 설립신고 인정은 당장 시행가능 한 것임에도 여전히 시행되지 않고 있다.

적폐청산이 지지부진한 것은 민중이 주도하는 적폐청산이 본격화되지 못하고,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을 관망하는 태도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극복되어야 하는데 고무적인 예도 이미 존재한다. 그 하나의 예는 대학 총장 직선제 요구투쟁이다.

모든 대학에 총장직선제 즉각 도입하라

대학생 연석회의, 7일 정부서울청사 앞 기자회견
대학민주화를 위한 대학생 연석회의가 대학에 총장 직선제를 즉각 도입하라고 교육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7일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임명된 총장은 대학에서 많은 독단을 저지르고 있다”며 “교육부 장관이 국공립대 총장을 대학 자율로 선출하도록 하겠다고 한 만큼 교육부는 총장 직선제가 즉각 실현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래라이프를 강행하고 대학 본관에 1200명의 경찰을 동원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과 학생에게 물대포를 살수한 성낙인 서울대 총장의 만행을 기억한다”며 “소수의 의사로 당선된 총장은 이해관계에 맞춰 대학운영을 하고 구성원의 권리는 부수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관료·이사회 임명과 총장간선제가 명시된 법조항을 폐기하고 총장 직선제에 대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국립대 총장직선제를 시작으로 사립대와 국립대학법인에도 총장직선제를 시행해야 한다”며 “총장 결정권을 쥐고 있는 대학 이사회의 권한을 박탈하고 총장 선출에 대한 권리를 되찾아 대학 운영 전반을 사립학교 재단에서 결정하는 이사회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1, 9월 7일자 기사)

3) 민중의 삶의 문제 해결

발제문의 1에서 언급하였듯이 촛불집회에서 민중의 의지가 확고부동했던 것은, 민중의 삶이 오랜 기간 동안 악화일로에 있고, 이것이 개선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에 대해 민중이 분노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촛불집회의 근본동력을 형성하였다. 촛불집회에서 민중은 박근혜의 퇴진, 나아가 적폐청산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거의 20년에 이르도록 악화일로에 있는 삶의 문제 해결을 요구하였다. 어느 정도의 감수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을 어렵지 않게 읽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앞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인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정치세력간, 계급간 치열한 투쟁이 벌어질 것이며 이 투쟁에 의해 한국사회의 미래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현재 자유한국당, 바른 정당, 국민의당이 문재인 정권과의 관계에서 사실상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는 것은 이 세 정당이 이 문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박약하고 이미 실패한 낡아빠진 시장일변도적인 대책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과 시장에 맡겨서 일자리문제, 성장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바보 삼총사의 철지난 소리는 심각한 고려대상도 되지 못한다. 때문에 민중의 삶의 문제 해결을 둘러싸고 앞으로 서로 실제로 경쟁, 투쟁할 세력은 자유주의세력과 사회주의, 진보세력밖에 없다.

촛불집회 시작 후 1년간 가장 변함이 없는 것이, 악화되고 있는 민중의 삶이다. ‘헬조선’의 현실은 그대로이다. 청년실업은 최악의 상태를 또 갱신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 18년 만에 ‘최악’ … 건설업 부진도 한몫”(JTBC, 9월 13일자 보도)과 같은 제목의 암울한 뉴스들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며칠 후 인천공항을 방문하여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하고 연내 1만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공언하였지만 정작 인천공항공사는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를 추진 중이고 인천공항과 인천공항 지역지부 사이에는 기본합의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은 고작 2%만이 무기계약직화가 결정되었다. 촛불집회 이후 처음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촛불정세를 반영하여 최저임금 16.4% 인상이 결정되었지만 이는 팍팍한 삶에 변화를 가져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사진: 사회주의자]

문재인 정권과 그 지지자들은 노동자들과 민중들에게 집권한지 반년도 되지 않았고 시간을 갖고 기다려줄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문재인 정권이 내놓는 정책이 미봉책에 불과하고 해결 방향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시간이 가더라도 민중의 어려운 삶은 그대로일 것이라는 점이다. 이 점은 다음 항목에서 별도로 다루도록 하고 촛불집회가 제기한 과제는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가라는 본래의 질문으로 돌아가 이에 답하는 방식으로 2번 항목의 핵심을 요약해보겠다.

촛불집회가 제기한 과제 중 박근혜의 퇴진과 구속은 우회된 형태로 실현되었다. 적폐청산은 민중이 주도하는 적폐청산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을 관망하는 태도가 우세하여 기존질서를 거의 건드리지 않은 채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민중의 삶의 문제 해결은 촛불집회가 제기한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과제인데 현실은 거의 변한 것이 없다. 기존질서와 겹겹이 쌓인 기득권체제는 아직 손도 대지 못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민중들이 자신들이 제기한 요구들을 해결하기 위해 기성정치세력에게 의탁하지 말고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함을 의미한다.

3. 문재인 정권의 한계

1) 문재인 정권은 촛불정세 덕분에 등장하였을 뿐 촛불집회를 대표하는 세력이 아니다.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이 촛불집회 초기부터 박근혜의 퇴진을 주장한 것은 아니다. 이미 박근혜정권의 지지율이 5%로 바닥을 치는 결정적인 순간에도 역풍을 두려워하며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퇴진을 주장하지 않고 ‘거국내각’과 ‘질서있는 퇴진’을 주장하였다. 이미 상황이 누구에게나 분명하게 드러난 시기가 되어서야 이들은 박근혜의 퇴진을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늦게라도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이 촛불민심을 따라 박근혜의 퇴진을 주장하고, 촛불집회의 핵심요구인 ‘적폐청산’을 받아들임으로써, 또한 국회에서의 탄핵소추 결정 이후 촛불집회와 거리를 둔 안철수와 국민의당과 달리 계속해서 촛불집회에 참여함으로써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선에서 집권당이 될 수 있었다. 촛불 민중의 입장에서는 탄핵된 박근혜를 옹호하는 자유한국당이나 촛불민중의 요구와 거리를 두며 수구세력의 지지를 노리는 국민의당이 집권하는 것은 촛불집회의 요구가 무효화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문재인 정권의 등장은 촛불민중에게 촛불집회의 요구가 역사적으로 왜곡되어 무효화하지 않는 것을 의미했다. 민중은 촛불민심을 따르고 ‘적폐청산’을 받아들인 제1야당에 지지를 보냄으로써 촛불집회의 요구가 무효화되지 않는 길을 선택하였다.

이처럼 문재인 정권은 촛불정세 덕분에 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것 때문에 문재인 정권을 촛불집회를 대표하는 세력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비록 민중이 촛불집회의 요구에 상대적으로 가까운 문재인과 더불어 민주당을 선택하였다고 하더라도 민중의 요구와,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의 지향이 동일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점은 이미 촛불집회 초기에 드러났던 것이다. 민중은 10월 29일 촛불집회 시작 시기부터 박근혜의 퇴진을 요구하였지만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은 거국내각과 박근혜의 질서있는 퇴진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민중은 철저한 적폐청산과 악화일로에 있는 민중의 삶의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미 기득권 자본가정치세력 중 하나인 자유주의정권 문재인 정권과 자유주의정당 더불어민주당은 기존질서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적폐청산과 민중의 삶의 문제 해결을 지향하고 있다. 민중은 촛불정세에 의해 열린 틈이 점점 더 확장되어 사회에 커다란 변화가 오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은 자유주의개혁을 통해 촛불정세가 조속히 마무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문재인 정권과 촛불집회를 동일시하고 문재인 정권을 촛불집회를 대표하는 세력으로 생각하는 것은 커다란 오류이다.

2) 자유주의정권으로서 문재인 정권의 한계는 이미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자유주의정권으로서 기득권 자본가 정치세력 중 하나이다. 때문에 촛불집회에서의 타협적인 태도가 집권 이후 적폐청산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국정원을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 필리버스터까지 한 테러방지법을 집권 반년이 다가오는 데도 손도 대지 않고 있다.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공무원노조 설립신고 인정은 당장 가능한 것인데도 질질 시간을 끌고 있다. 재벌해체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이 없다. 앞에서 다루지 않은 것인데, 사드배치와 친미일변도의 한반도 정세대응으로 자주적 정책의 측면에서 역대 자유주의정권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촛불집회가 제기한 가장 중요한 과제, 민중의 삶의 문제 해결에서 앞으로 가장 심각한 한계를 드러내게 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미 그 한계의 단초를 드러내고 있다. 이 점을 두 단계로 나누어 검토하겠다.

① 문재인 정권은 민중의 삶이 악화일로에 있으며 이것이 누적된 자본주의 모순의 산물이라는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

문재인 정권은 집권초기에 공공부문에서의 81만개 일자리 창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16.4% 인상 등의 정책을 발 빠르게 제출하였다. 이들 정책은 자본주의가 실패한 것을 정부가 나서서 일시적으로나마 보충하는 정책인데 일종의 마중물의 성격을 띠는 정책이다. 이 정책은,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는 의식이 결여된 형편없는 수준의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나은 것이다(이 세 정당이 이런 수준에 있다는 것은 한국의 지배계급 전반이 얼마나 상황인식과 문제해결능력을 상실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그러나 이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문제는 문재인 정권이 이런 마중물 정책으로 민간부문이 영향을 받아 호순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할 정도로 현재 한국자본주의와 세계자본주의가 처한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마치 자신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작금의 자본주의 경제의 처지는 매우 곤궁하다. 세계경제는 2008년 대공황 이후 작은 규모의 경기 순환을 반복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장기침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015년 12월 경기확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9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인상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미국의 GDP성장률은 2005년 3.7%에서 2016년 1.6%로 하락하였다. 2017년에는 1.9%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2018년에는 다시 1.6%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국경제도 성장률이 2017년 2.8%에서 2018년 2.5%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자본주의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의 또 다른 한 측면은 지난 30여 년간 소득불균형이 미국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악화되어 정치적 불만이 늘어나자 그 영향으로 미국 등에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한국은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의 영향으로 통상압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으로 한국 경제의 대외여건은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이러한 곤궁한 처지의 자본주의에 실업, 청년실업, 비정규직 확대, 소득불균형 악화, 저출산, 빈곤문제 심화의 원인이 있다는 것을 문재인 정권은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가 20여 년간 못한 것을 자신은 해결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②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 등은 전형적인 보여주기 정책으로 생색만 낼 뿐 이마저도 진지하게 실행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은 5월 12일 인천공항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하고 연내 1만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공언하였지만 문재인 정권은 이 문제를 노사전문가협의회에 떠넘기고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사측인 인천공항공사는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를 추진 중이고 인천공항공사와 인천공항 지역지부 사이에는 2017년을 두 달여밖에 남기고 있지 않은 상황임에도 정규직화 방식에 대한 기본합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권이 미봉책조차 진지하게 실행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단지 자신의 이미지 제고용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 문재인 정권이 추구하는 목표는 노동자, 민중의 요구와 배치된다.

문재인 정권은 재차 강조하는데 자유주의정권으로서 자본가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권이다. 이에 대한 어떠한 환상도 가져서는 안 된다. 자유주의 정권으로서 문재인 정권이 추구하는 목표는 박근혜 식의 시대착오적인 지배방식을 합리적인 지배방식으로 대체하고 일부의 개혁조치와 일부의 민중의 생활상의 요구의 수용을 통해 격화된 사회적 모순을 완화하고 자본주의를 합리화하는 것이다. 즉, 사회적 모순이 계속 격화되어 혁명적 상황으로 가는 것을 막고 촛불정세가 합리적 자본주의로 안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목표는 철저한 적폐청산과 자본주의가 야기한 삶의 악화 문제 해결이라는 민중의 요구, 지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근본적으로 문재인 정권은 촛불집회에서 민중이 제출한 요구를 실현할 수 없다.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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