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학 강좌 수강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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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지인으로부터 정체경제학 강좌가 열릴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다. 그가 보내준 링크를 클릭하여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보았는데, 강좌 취지에 깊이 공감이 가기도 했고, 평소에 궁금했던 내용이 다루어질 예정인지라 망설이지 않고 수강을 신청하였다.

2020년 도래한 COVID-19라는 미증유의 사태는 자본주의가 내재하고 있는 다양한 모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올바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자체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학습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지만 그 자체를 탐구할 기회는 거의 없다. 초, 중, 고등학교에서는 물론이고 이제는 대학교에서도 그와 관련된 강좌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와 같은 현실 상황에서 매체 『사회주의자』가 마련한 정치경제학 강좌는 지적인 갈증을 해소해주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다.

정치경제학 강좌는 2021년 5월 4일부터 매주 화요일 19시 30분에 열렸으며, 총 6주에 걸쳐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그 동안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개념들을 보다 구체화해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맑스의 자본론과 레닌의 제국주의론 등 다양한 명저를 읽어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어지는 내용을 통해서는 각 주차별로 학습했던 내용과 함께 필자가 느꼈던 점을 간단하게 요약·정리해보고자 한다.

먼저 첫 시간에는 ‘상품과 화폐’에 대한 내용을 학습하였다. 상품은 자본주의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다.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은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상품은 일상적으로 대단히 빈번하게 사용하는 단어인데, 그만큼 평소에는 정확한 의미를 인지하기 힘들다. 성두현 강사의 상세한 설명은 그러한 모호성을 구체성으로 바꾸어 주었다. 상품은 교환을 위해 생산된 노동생산물을 의미한다. 또한 상품은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를 지니는데, 가치란 추상적 인간노동의 응고물로서 사회적 실체이기 때문에 교환가치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또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역사적으로 볼 때 상품이 아닌 것이 오히려 더 많았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개인이 텃밭에서 기른 농작물은 교환이 전제되지 않기에 상품이라고 볼 수 없고, 과거에 영주에게 바치던 곡물 역시 상품이 아니었다. 다시 말해 상품은 자본주의 사회의 독특한 범주라고 볼 수 있을 것인데, 이는 평소에 인지하지 못했던 사실이라서 흥미롭게 느껴졌다. 이외에도 강좌에서는 사용가치, 교환가치 등의 개념과 함께 인간의 노동이 어떻게 상품에 대상화되는지에 대해서도 다루어졌다. 화폐의 개념과 생성과정에 대해서도 학습할 수 있었는데, 암호화폐 열풍이 불어닥친 현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강좌의 제목은 ‘잉여가치의 생산’이었다. 1강에서 배웠던 내용을 토대로 하여 잉여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 그리고 노동시간이 상품에 대상화되는 과정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평소에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노동’과 ‘노동력’이라는 개념에 대해 보다 상세히 고찰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의 노동은 맑스가 언급했듯이 가치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가치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특이하다. 중요한 것은 노동에 따른 생산물이 여러 차례의 등가교환을 거치면서 결국에는 차액, 즉 잉여가치를 남긴다는 점이다. 이는 자본가의 탁월한 상술이나 사업 수완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다. 유통의 혁신에 따른 결과물도 아니다. 그 근본에는 생산 과정에서 투여된 인간의 노동력이 위치하고 있다. 노동력이 창조하는 가치는 노동력의 가치보다 큰데, 그 차액이 바로 잉여가치다. 이와 같은 개념 정의를 바탕으로 하여 2강에서는 초창기 영국의 산업현장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노동자가 겪어 온 고통과 투쟁의 모습들을 살펴보았다. 현대 사회에는 다양한 규제를 통해 노동자의 처우가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 자체에 내재된 모순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러한 상황 역시 크게 변화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세 번째 시간에는 ‘임금’이라는 개념에 대해 학습을 진행하였다. 임금은 상술한 문제를 은폐·왜곡하는 역할을 한다. 정당한 대가가 주어지는 양 착취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강좌에서는 다양한 예시를 통해 그러한 은폐의 과정을 알아보았다. 이를테면 임금은 대부분의 경우 후불로 지급되고, 노동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 역시 복잡한 편이기에 쉽게 가시화되지 않는다. 이른바 ‘고전파 정치경제학’에서는 임금의 본질을 정확하게 구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맑스는 이러한 문제들을 직접적이고도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확인해보았다. 3강에서는 시간급제 임금과 성과급제 임금에 대해서도 보다 자세히 알아보았다. 시간급제 하에서는 노동력 재생산을 위해 필요한 임금이 모두 다 지불되지 않을 수 있다. 성과급제는 일을 한 만큼 임금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마치 정당한 것처럼 인식될 수 있으나, 오히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 가장 적합한 형태가 바로 성과급제라고 할 수 있다. 성과급제 하에서 노동은 더욱 강하게 통제받을 수밖에 없고, 평균 임금의 수준 또한 저하되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받는 평균 임금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오고 있다. 임금 상승에 대한 투쟁도 중요하지만,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4강은 ‘자본축적과 그 역사적 경향’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먼저 단순재생산과 확대재생산의 개념을 알아보았다. 단순재생산은 잉여가치를 자본가가 모두 소비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부는 늘어나지 않는다. 확대재생산은 잉여가치가 다음 생산을 위해 투자되고 생산량이 증가하는 경우이다. 이는 자본가가 망하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설비가 도입되고, 그것을 통해 노동자의 생산성은 높아진다. 또한 자본주의 전개 과정에서 상대적인 과잉인구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필연적이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가속화된다는 점에서 문제다. 공장은 늘어나는데 일하는 사람은 줄어든다. 한 편에서는 실업으로 인해 빈곤에 허덕이는 군상이, 또 다른 한 편에서는 노동시간 증가로 인해 고통 받는 군상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이후 강의에서는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본원적 축적, 즉 ‘합법적 횡령’이 일어났던 역사를 살펴보았다. 자본주의가 고도화되며 승자독식 구조에 의해 빈곤, 억압, 착취 등의 문제는 더욱 심화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모습은 오늘날 쉽게 확인해볼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다섯 번째 시간은 ‘공황’을 다루었다. 필자는 공황이 인간의 탐욕, 혹은 우연한 사건으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본 강좌를 통해 그것이 자본주의의 모순으로 인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임을 알게 되었다. 공황의 근본적 원인은 생산의 사회화 진전과 소유의 사적, 자본주의적 형태 사이의 모순인데, 이는 과잉생산으로 나타난다. 지금까지 알아본 바와 같이, 생산이 확대됨에 따라 자본의 축적을 위해 자본가는 노동자들을 더욱 더 착취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노동자의 소비력은 갈수록 저하되고, 이와 대비적으로 팔리지 않는 생산물은 계속해서 누적된다. 이와 같은 자본주의의 필연적 전개과정에 따라 공황이 발생한다. 공황은 대략 10년 주기로 발생해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고통을 전가 받는 것은 일반 민중이다. 이윤은 사유화되고 손실은 사회가 떠안게 되는 것이다. 최근 전 세계는 또 다시 공황을 맞이하였다. 비록 바이러스라는 변수가 있었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본다면 10년 주기설이 또 다시 맞아 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최근의 공황은 몇 가지 색다른 특징을 보인다. 예를 들어본다면, 이전의 공황이 번영의 정점을 거친 후 발생했다면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는 점, 공황 이전에 나타나는 고금리 현상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 전 세계적으로 천문학적인 부채가 누적되어 있다는 점 등이다. 이는 곧 동시기 자본주의 체제가 대단히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황 이후의 세계는 어떠한 모습으로 변모할 것인가. 이전 시기와 다른 형태일 것이라는 점 하나는 분명해 보인다.

마지막 강좌는 ‘제국주의’에 관한 것이었다. 제국주의라는 단어 역시 이전에는 피상적으로만 인지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보다 명확하게 개념을 정립할 수 있었다. 제국주의는 자본주의의 결과물이며, 현재까지도 유효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레닌의 『제국주의,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이하 『제국주의』)는 무려 100년 전에 집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국주의의 본질을 체계적이면서도 과학적으로 분석함과 동시에 그에 대항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였기 때문이다. 강좌에서는 『제국주의』의 집필 목적과 내용에 대해 살펴보았다. 특히 레닌은 자국 정부와 지배계급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사회 국수주의’적 세력보다 사회 국수주의와 ‘화해’를 주선하는 세력이 오히려 나쁘다고 보았는데, 이러한 점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6강에서는 ‘아제국주의’라는 개념도 접할 수 있었다. 한국 사회 역시 아제국주의화가 진행된 상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 그러한 우리 사회를 어떠한 방식으로 개선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남기며 강좌는 끝을 맺었다.

이처럼 정치경제학 강좌에서는 각 주차별로 다양한 개념어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를 정확하게 독해할 수 있는 방법이 다루어졌다. 현대 자본주의는 점차 고도화되고 있고, 보다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창궐하는 질병과 헤아릴 수 없는 환경문제는 자본주의와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 현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에 대한 독법이 사회 전반으로 보다 확대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본 정치경제학 강좌는 필자에게 있어서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소중한 기회였다. 하지만 동시에 아쉬움이 남는다. 정치경제학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절감하였고, 학습한 내용을 아직 완전히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배움을 확장해나가야겠다.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강사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싶다. 뿐만 아니라 원활한 강의 진행을 위해 노력해주신 모든 구성원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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