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사회주의 세력이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에 나서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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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2월 17일 오전 11시 대법원 정문 앞에서 ”노동해방실천연대(이하 해방연대) 국가보안법 사건의 신속한 대법원 판결 선고 촉구“ 기자회견이 있었다. 이 기자회견이 열린 이유는 이렇다. 즉, 자본주의가 만든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주의적 대안을 제시하는 해방연대를 공안검찰이 국가보안법 상 ‘국가변란선전선동’ 혐의로 기소하였으나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되었다. 그런데 대법원은 정치적 파장을 고려하여 2015년 1월 22일 상고된 이래 5년 동안 선고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해방연대는 대법원의 이런 행태를 규탄하고 동시에 국가보안법의 완전한 폐지를 촉구하기 위해 2월 17일부터 4월 10일까지 주중 매일 오전 11시 50분부터 오후 1시 10분까지 일인시위를 하기로 하고, 그 첫날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기자회견문’은 “이 탄압은 2008년 대공황 이후 자본주의 모순이 심해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주의 모순을 비판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려는 움직임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것이다”라고 규정하며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될 경우 한국사회에서 사회주의를 공공연히 표방한 정치조직이 무죄를 받게 되는 정치적 의미를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대법원이 판결을 미루는 것은 지금 사회주의 활동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해방연대 지도위원이자 탄압 당사자인 성두현 동지는, “지금껏 국가보안법의 목적은 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압살하는 것이었습니다. 국가보안법은 피로 물든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이 법은 정세가 악화되면 언제라도 확대 적용되어 사회주의 세력을 탄압할 수 있습니다.”고 말했고, 따라서 사회주의 세력은 “국가보안법을 적극적으로 어기는 활동을 통해 국가보안법과 부딪쳐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고 노동자 민중의 의식이 높아지면서 과거의 국가보안법 사건들의 재심이 받아들여지고 재심에서 재판부의 과거 잘못에 대한 참회와 무죄 선고가 줄을 잇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해방연대는 몇 년 전 재판 과정에서 국가보안법에 의한 탄압과 처벌이 부당할 뿐 아니라 심각한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사회주의 활동이 왜 필요한지 강조했다. 그 결과 1, 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은 여전히 우리 사회를 통제하고 있으며 상황이 악화되면 언제든지 활개를 칠 수 있다. ‘막걸리보안법에 앵무새 재판’이라는 말처럼 과거 독재정권의 공안기관이 사법부를 통제하는 시대는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국가보안법의 칼날은 여전히 살아 있다. 해방연대 탄압 이후에도 ‘노동자의 책’ 이진영 동지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는 일이 있었고, 올해 1월 9일에는 전교조 교사 4인이 ‘이적표현물 소지’로 현 정권 하의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 받는 일이 있었다.

따라서 국가보안법 철폐는 사회주의, 진보세력의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더군다나 바로 지금이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에 적극 나서야 할 때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① 국가보안법은 자기검열을 강제한다.

우리 사회는 민주화 이후 많은 점들이 개선되었지만 그래도 수십 년에 걸쳐 이루어진 분단체제를 악용한 반공교육과 국가보안법에 의한 탄압 경험들로 인해서 아직도 각계각층에서 자기검열이 만연되어 있다. 국가보안법이 자기검열의 기제로 작용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모순의 심화로 생긴 노동자민중의 고통을 최단기간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의식 각성’과 이를 통한 ‘반자본주의 투쟁’이 필요한데, 이러한 의식 각성과 투쟁이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국가보안법이 아직도 건재하여 그것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국가보안법은 수십 년에 걸친 반공교육과 함께 다양한 층위에서 자기검열을 강제하고 있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우선 사회변혁노동자당(변혁당)의 경우를 들 수 있다. 변혁당은 강령에서는 ‘사회주의’를 지향한다고 하면서도 막상 당명으로 ‘사회주의’를 넣지 못하고 ‘변혁’이라는 우회적 표현을 썼다. 이를 통해 당원들의 잠재의식 속에서 국가보안법이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사이비진보정당인 ‘정의당’의 경우는 이것이 더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즉 종북 좌파라는 극우세력의 공격을 의식해서 심상정이 군복을 입고 군부대를 시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자칭 국방전문가를 영입하여 국방에 힘쓰는 당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도 다 국가보안법에 의한 자기검열에 잘 순응하고 있는 모습들이다.

셋째, 노동조합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필자의 경우 2012년 국가보안법 탄압으로 체포 연행되었을 때 소속 노조에서 공식적으로 면회조차 오지 않았다. 뿐만 아니고 조합의 ‘희생자 구제규정’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탄압의 경우 아예 공식 노조활동이 아니라는 이유로 적용대상이 되지 못한다.

이렇게 국가보안법은 사회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② 국가보안법은 노동자 민중의 급진화를 가로막는 역할을 한다.

2008년 세계대공황 이후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노동자 민중이 자본주의와 싸우면서 급진화되고 있다.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이십년간의 무자비한 자본주의의 공세로 노동자 민중의 삶이 심각하게 악화되었다. 노동자 민중의 의식과 투쟁이 급진화되고, 사회주의가 널리 확산될 때가 된 것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투쟁이 거세게 일어나도 반자본주의 내지 사회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령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 반대 투쟁 때 6000명의 노동자들이 결집하여 주주총회가 열리는 ‘한마음회관’을 며칠씩 점거했으나, 결국 주주총회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그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한국GM 투쟁에서도 GM자본은 공장 폐쇄를 빌미로 한국정부로부터 8,400억을 지원받았으나 구조조정을 그치질 않았고 법인분할 등 사업 철수를 위한 수순을 밟는 실정이다. 노동자들은 GM사측에 맞서 대대적인 투쟁을 하였으나 결과적으로 구조조정을 막지 못했다. 그런데 이런 경우 외국에서는 자본가들에게 경영 실패의 책임을 묻고 노동자들이 회사를 자주관리 한다거나, 사양산업의 경우 가령 재생에너지 사업 등 신규 사업으로 전환하거나 지역사회나 공익을 위한 회사로 전환하는 사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투쟁이 발전하려면 노동자들이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사회주의적 대안들에 대하여 학습하며 투쟁해야 하고, 그 가운데 의식이 급진화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한국에는 국가보안법이 존재하여 사회주의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가로막고 있어 노동자들의 의식이 급진화되는 기회가 막히고 있다. 사회주의 활동을 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는 위협이 노동자에게 상시적으로 가해지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운동 확산,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에서 시작하자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가보안법은 직간접적으로 우리 사회에 검열기제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이 자본주의의 착취 모순에 눈뜨고 투쟁으로 나가는 것을 막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현실이 극복되지 못하면, 자본주의의 위기가 고조되어도 노동자들의 투쟁이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투쟁으로 나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또한 사회주의 세력 역시 국가보안법 탄압의 칼날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필자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회주의 정당 건설의 출발점은 국가보안법 폐지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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