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발제문] 기간산업 국유화 투쟁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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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설명] 이 글은 『사회주의자』 주최 기간산업 국유화 투쟁방향 토론회 발제문으로, 토론회는 11월 6일 저녁 7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회의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많은 관심 당부드린다.

1. 세계대공황, 자본가에 대한 막대한 구제금융과 노동자들의 고통 심화

우리는 지금 자본주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세계대공황의 정세 속에 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세계적 유행은 세계대공황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에 자본가 정권들은 필사적으로 기업 파산을 막기 위해 유례없는 규모의 공적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 초 2조 3천억 달러의 경기부양책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2008년 경제공황 당시, 미국 오바마 정권이 2년간 구제금융으로 쏟아 부은 1.5조 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유럽연합 또한 5,400억 유로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권은 올해 3월 10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이 규모는 최근까지 175조원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항공, 해운, 조선, 자동차, 일반기계, 전력, 통신 등 7대 기간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40조원 이상을 마련하였다.

이처럼 자본가 정권들은 세계대공황 시기 기업의 도산을 막기 위해 대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고 나섰지만, 위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세계적 유행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서비스 산업에서는 그 위기가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는데, 그 위기는 곧장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힐튼호텔은 전세계 직원 2,100명(22%)을 해고하고, 동시에 임금삭감과 근로시간 단축, 무급휴직 조치를 시행하였다. 하얏트 호텔 또한 전세계에서 1,300명의 노동자를 해고하고 임금삭감을 단행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항공산업에도 이어졌다. 최근 미국 아메리칸항공(AA)은 10월 1일자로 전체 인력의 30%에 해당하는 19,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아메리칸항공은 지난 3월 고용유지를 위해 정부로부터 25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았으나, 9월말 이 지원이 종료되면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UA)은 전체 노동자 중 45% 정도를 구조조정하겠다고 하면서, 직원 36,000명에게 10월 1일부터 무급휴직을 진행한다고 통보했다. 미국의 델타항공 또한 조종사 2,000여명에 대한 일시해고를 발표했으며, 독일 연방정부와 국책은행인 독일재건은행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고 있는 루프트한자도 직원 1만 명을 해고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는 대한항공은 지난 3월부터 객실 승무원 대상으로 단기 휴직을 실시했으며, 4월부터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 순환 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부서별 필수 최소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들은 모두 휴직 중으로 직원 휴직 규모가 전체 인원의 70%를 넘어섰다. 이에 대한항공은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끝나는 시점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엔 무급 휴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도 지난 4월부터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연장하고, 사업이 정상화될 때까지 매달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에 돌입하겠다고 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은 매각실패로 사실상 국유화 조치가 시행되었는데, 이 경우 문재인 정권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 이후 매각을 하겠다는 방향을 가지고 있어 대규모 해고사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티웨이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등 저가항공사들도 70% 정도의 인원에 대해 무급 순환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항공산업 자본가들은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인력 감축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월 7일에는 이스타항공은 소속 노동자 605명에게 이메일을 보내 10월 14일에 해고하겠다는 해고 예고통보를 했다. 또한 육아휴직 중이거나 항공기를 반납한 이후에 남는 115명의 노동자에 대해서도 추가로 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2020년 상반기에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으로 매각을 추진하며 500명을 계약해지, 권고사직 등으로 해고했다. 이 이외에도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되기 전 해고되었다. 이스타항공만 보더라도 정리해고 사태가 있기 전에 이미 인턴 등 계약직 186명이 해고되었다.

세계대공황으로 인한 위와 같은 노동자들의 고통은 단지 서비스업, 항공산업으로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의 세계대공황은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로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전부터 계속 되어 온 자본가들의 대응은 현재의 공황을 해결하기는커녕 공황의 규모를 더욱 확대시키는 역할만 해왔기 때문이다.

2. 노동자들의 고통을 막아내기 위한 대안, 기간산업 국유화와 노동자 통제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기업의 구조조정이 상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은 해고와 실업으로 고통 속에 살고 있다. 해고가 되지 않더라도 노동조건은 더욱 불리해지고, 고용불안은 높아진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가 지난 수십 년간 경험해 왔다. 특히 자본주의가 불황, 공황에 들어서면 이러한 상황은 더욱 가속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1) 노동자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수단의 사회화가 필요하다.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비정규직의 급속한 확대, 절대적 빈곤층의 빠른 확대의 근본적인 이유는 자본에 의한 노동자계급의 착취 강화에 있다. 자본의 착취 강화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회파탄 현상의 근본 이유이다. 그리고 자본이 노동자계급을 착취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자본가들에 의한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이다. 만약 노동자계급이 생산수단을 소유한다면 노동자계급이 자본가들에게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하고 노동력의 대가인 임금 이상의 잉여가치를 생산하여 이를 자본가들에게 착취당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비정규직의 급속한 확대, 절대적 빈곤층의 빠른 확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호도하지 말고 문제의 근본원인인 생산수단의 사적소유를 공격하고 생산수단의 사회화를 실현하여야 한다. 생산수단의 사회화가 문제의 해결책이다.

생산수단의 사회화는 착취의 근본원인을 제거한다는 의미만을 갖는 것이 아니다. 이는 생산력의 발전에 따라 이미 진행된 ‘생산의 사회화’에 맞추어, 모순 관계에 있는 생산수단의 사적소유, 사적 전유를 폐지하고 이를 생산수단의 사회화로 대체함으로써 노동자계급이 성취한 성과를 온전하게 사회화한다는 적극적인 의미를 갖는다. 즉, 이미 진행된 ‘생산의 사회화’를 사적 소유의 질곡으로부터 해방하는 것이다.

2020년에 세계대공황이 발발함으로써 21세기 들어 이미 세 번의 대공황이 발생하였고 갈수록 대공황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대공황의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규모가 커지는 것은 사회화된 생산과 사적 소유 사이의 모순이 극한 지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역사적으로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으며 자신의 유지를 위해 노동자, 민중을 끝없는 고통 속으로 몰아놓고 있다. 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생산수단을 사회화하는 것은 절박한 과제이다.

(2) 생산수단의 사회화를 위해서 기간산업의 국유화를 과도적 요구로 제기해 나가야 한다.

생산수단의 사회화 문제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하여 과도적 요구를 제기해야 한다. 자본의 집적과 집중의 진행에 의하여 생산수단은 자본가들 사이에서도 균등하게 소유되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거대 독점자본 수중에 집중되었다. 2019년 현재 30대 재벌의 GDP 대비 자산비율은 91.3%이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재벌의 비중은 59.7%이다. 재벌들 중에서도 소수의 상위 재벌에 경제력이 집중되어 있는 것은 경제개혁연구소가 2018년 8월 29일에 발표한 ‘한국 500대기업의 동태적변화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가 잘 보여주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매출액을 가지고 비중을 계산할 때, 20대 재벌 계열사들은 2017년 기준 500대기업 매출의 59.7%를 차지했고, 이는 2007년 51.9%와 비교하여 7.8%가 증가한 것이었다. 그런데 20대 재벌을 그룹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11대~20대 재벌 계열사들은 7.7%에 불과하며 6~10대 재벌은 12.6%이고 나머지 39.3%는 5대 재벌이 차지하였다. 소수의 재벌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은행은 IMF사태 이후 인수합병을 통해 소수의 은행으로 집중되었다. 그 결과 한국경제는 몇 개의 극소수 독점자본이 은행이 좌지우지하는 형국이다. 이는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쳐서 극소수재벌이 한국사회 전체를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산수단의 사회화조치는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은행과 기간산업의 사회화조치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이는 또한 은행과 기간산업 부분이 생산의 사회화가 가장 고도로 진행된 부분이라는 점에서 가장 고도로 생산의 사회화가 진전된 부분에서부터 생산수단의 사회화조치를 취해간다는 의미도 갖는다.

2020년 세계대공황의 발발로 기간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특히 항공산업 등은 파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 기간산업은 대부분 사적 기업의 소유 아래에 있다. 이러한 기업에 대해서 정부는 현재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있고 이제는 국유화를 시도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국유화는 재매각을 전제로 한 일시적인 국유화에 불과하다. 여기에 맞서 노동자계급은 기간산업에 대해서 구조조정과 해고 없는 국유화, 재매각 없는 국유화를 과도적 요구로 제기하고 적극적으로 투쟁할 필요가 있다.

(3) 국유화 요구는 노동자 통제의 요구와 결합시켜야 한다.

기간산업의 국유화는 노동자통제와 결합하여 요구해야 한다. 단순한 은행, 기간산업의 국유화는 자본가정권 아래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 신자유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시대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것이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많은 자본가 정권과 개량주의적 정권이 유행처럼 국유화조치를 취했고 파산직전 기업을 국유화하고 여기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여 회생시킨 후 이를 다시 헐값으로 자본가들에게 되파는 것은 자본가들에게 좋은 돈벌이가 되기도 하였다. 노동자계급이 요구하는 국유화는 이러한 국유화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 되어야 한다. 국유화된 은행과 기간산업은 노동자통제하에 운영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계급은 경제운영에 대한 경험을 축적하고 직접적으로 경제를 관리해 들어가는 단계로 발전해가야 한다.

(4) 기업의 운영과 관련한 경영정보의 완전한 공개

은행과 기간산업의 국유화를 요구하는 것과 함께 노동자계급이 요구해야 할 것은 이들 기업의 운영과 관련한 경영정보의 즉각적인 완전한 공개이다. 과거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와 엄청난 매각이익은 정보의 차단 속에서 얼마나 자본가들이 막대한 폭리를 보고 있는지를 폭로해주었다.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독점자본가들은 자신의 막대한 이윤을 숨기고 부르주아 정치세력과의 검은 거래를 숨기기 위해 경영정보를 가지가지 수법으로 왜곡한다. 이들은 경영정보의 공개는 자본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한다. 이들의 이러한 주장은 일면 진리를 담고 있다. 경영정보가 모두 공개된다면 자본주의가 얼마나 착취적인 체제이고 지배계급 내 착취물의 분배가 얼마나 추잡하게 이루어지는지가 폭로될 것이고 자본주의는 대중의 분노를 이겨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자계급은 모든 경영정보의 즉각적인 공개를 더욱더 요구하여야한다.

아파트 원가 공개를 피해보려는 건설업자들의 필사적인 노력은 경영정보 공개가 갖는 파괴력을 상상하게 한다. 아파트 원가 공개는 노무현이 대선공약으로 내걸고 노무현 정권 시절에 법제화가 시도되었으나 건설업자들이 반대하고 노무현 역시 반대하여 무산되었다. 올해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아파트 원가 공개를 발표하자 건설업자들은 또 다시 일제히 반대하고 있다. 은행과 기간산업은 이미 사회적인 기업들이다. 이들의 경영정보에 대해서 초국적 금융자본과 소수의 자본가들은 이미 잘 알고 있다. 이들 정보로부터 철저히 배제되고 있는 것은 노동자계급과 민중뿐이다. 때문에 경영정보의 공개요구는 소수만 독점하고 있는 정보를 다수 모두에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당연한 요구일 뿐이다.

3. 기간산업 국유화를 위한 투쟁방향

(1) 이제 기간산업 국유화, 노동자 통제 요구를 바탕으로 투쟁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다.

앞에서 우리는 자본주의에서, 특히 공황시기에 반복되고 있는 노동자들의 고통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기간산업의 국유화와 노동자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얘기했다. 그런데 이러한 요구들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동안 많은 사회주의 세력들과 노동운동 내에서 주장해 온 내용이다. 지금도 여러 단위에서 국유화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개별 자본가들의 사적 이익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동자의 생존권을 헌납할 순 없다. 노동자가 생산한 사회적 재원을 뜯어먹으며 연명하는 기업들은 국유화해야 마땅하다. 이탈리아 정부는 국적 항공사인 알리탈리아에 재정을 지원하면서 국유화했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항공사 국유화 조치가 거론되고 있다. 스페인에선 코로나19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병원들을 국유화했다.

(4월 30일, 오연홍, 『가자! 노동해방』, “해고 물결에 휩싸인 공항, 항공 노동자들: 노동자가 통제하는 국유화 없이 위기 대응 가능할까?”)

공적자금이 투여된 기간산업(재벌)의 부채를 대신 갚아 주고 재벌에 다시 헌납하는 과거의 방식을 반복할게 아니라 이를 국가 또는 공적 소유로 전환해 사회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이것이 기간산업 사회화다. 기간산업 사회화를 통해 원하청 관계의 민주화 및 동일노동-동일임금, 이윤의 사회적 환원 그리고 국가고용 일자리의 확대를 이룰 수 있다. … 민주노총은 강령과 같은 기본과제에서 “우리는 해고와 실업을 방지하고 완전고용과 고용안정을 쟁취한다(13번)”, “재벌에의 경제력 집중을 규제하고 경제의 사회화를 추진한다(17번)”고 밝히고 있다. 기본과제가 장롱면허 같이 죽어 있는 문서조각이 아니라면, 녹슨 칼을 다시 벼리는 심정으로 ‘완전고용 쟁취’와 ‘기간산업 사회화’를 위해 투쟁할 때다.

(5월 13일, 홍석만, 『노동과 세계』, “완전고용 쟁취와 기간산업 사회화”)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자본가들의 무능력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지금, 우리에겐 국유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국유화는 자본가들에게 새로운 사업의 토양을 제공하기 위한 것도, 그들의 손실을 나랏돈으로 털어내고 다시 ‘깨끗한’ 기업으로 되돌려주기 위한 것도 아니다. 자본가들이 그간 축적한 이윤을 모두 환수하고, 노동자 총고용을 보장하며, 기간산업을 공공적 필요와 목적에 따른 생산으로 재편‧통제하는 것. 이것이 지금 우리가 요구하는 국유화다.

(6월 1일, 사회변혁노동자당, 『변혁정치』, “국유화, 왜 안 돼?”)

기간산업 국유화 요구는 세계대공황 정세에서 노동자들의 중요한 요구로 제기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국유화 요구는 노동자들의 의식이 성장하는 과정과 결합될 때 제대로 된 요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의식 성장과의 결합이 이루어지지 않는 국유화는 위기에 처한 자본의 소유주가 단지 정부로 바뀌는 것에 불과한 국유화에 그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결합이 이루어질 경우 국유화 요구는 더 큰 반자본주의, 사회주의 투쟁으로 나아가는 가교 역할을 하는 과도적 요구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제 기간산업 국유화를 요구하며 과감한 투쟁을 만들자!

(7월 8일, 박준규, 『사회주의자』, “세계대공황이 발발한 지금, 기간산업 국유화를 요구하자”)

이제 기간산업 국유화, 노동자 통제 요구를 바탕으로 투쟁을 만들어 나가야 할 때다. 오늘 토론회의 주제도 단순히 기간산업의 국유화라는 대안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요구를 바탕으로 어떻게 투쟁을 할 것인가이다.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동안 국유화 투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이유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2) 그동안 국유화 투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이유

가. 노동운동 내 만연한 조합주의

그동안 한국의 노동운동은 국유화를 요구로 투쟁을 한 경험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2001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반대투쟁이었을 것이다. 당시 노동운동은 대우자동차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공기업 전환을 요구하면서 싸웠다. 하지만 당시 노동자들은 공기업화 요구를 진지한 요구로 받아들이지 못했고, 해외매각이 되더라도 고용보장만 되면 된다는 방향으로 투쟁은 결국 마무리 되었다. 2009년 쌍용차 투쟁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쌍용자동차는 격렬한 가두투쟁과 공장점거투쟁을 통해 정리해고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켰다. 하지만 쌍용자동차를 국유화하여 일자리를 지키자는 요구는 구호로서만 존재했다. 쌍용차 노동자들 또한 국유화 요구를 통한 일자리확보가 아니라, 해외매각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고용안정을 지키는 방식으로 투쟁을 벌였다. 당시 쌍용차 투쟁에 결합했던 한 동지는 쌍용차 투쟁의 한계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4) 쌍용차 투쟁은 노동자투쟁이 아무리 전투적/비타협적 투쟁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것이 반자본(주의)투쟁/사회주의 건설과 연결/연속되지 않고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을 또한 보여주었다.

(2009년 8월 27일, 고민택(사회주의노동자당건설준비모임), 「쌍용차 투쟁과 한국사회 변혁운동의 과제」 중)

그동안 한국의 노동운동은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루었지만, 조합주의 경향은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서고자 하는 목표를 분명히 하지 못하였다. 그 결과 노동자들의 투쟁은 자본주의 체제의 틀 내에서 고용과 복지를 지켜내는 조합주의적 투쟁으로 제한되었다. 현재 항공산업 노동자들의 투쟁도 이러한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항공산업 전반이 구조조정의 위협에 놓여 있고, 노동자들의 해고가 가시화되고 있는데도 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 해고를 당한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경우 노동자들이 먼저 무급휴직을 제안하고 이조차도 수용하지 못하는 자본을 규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투쟁이 고용불안에 놓여 있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노동자들로까지 확대되지 않고 있다. 개별 기업 내에서의 일자리 확보, 정규직 노동자들만의 일자리 확보가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는 투쟁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은 항공산업 노동자들뿐만이 아니다. 구조조정의 위협에 놓여있는 한국지엠, 쌍용자동차에서도, 두산중공업도 그러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 민주노총 등 상급노조의 노사협조주의, 개량주의, 관료주의

노동자들의 투쟁이 이러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은 민주노총 등 상급노조가 제대로 된 투쟁방향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공공운수노조의 경우만 보더라도 항공산업 전반이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해고없는 국유화, 재매각 없는 국유화를 과감하게 주장하고 투쟁하지 못하고 있다. 금속노조의 경우도 두산중공업, 쌍용차, 한국지엠 등에서 계속 위기가 드러나고 있는데, 그 대안으로 국유화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된 원인은 민주노총 등 상급노조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고 노사협조주의, 개량주의적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다. 노동자들의 낮은 계급의식

노동자들 또한 국유화에 대한 문제의식이 낮은 상황이다. 자본의 반복되는 구조조정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전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보다 일정정도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의식이 많아졌다. 뿐만 아니라, 국유화에 대해서도 실현 가능성이 낮은 대안으로 여기거나, 국유화 자체를 관료적인 공기업이 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반대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3) 어떤 투쟁을 할 것인가?

가. 항공산업 전반에 대해 해고없는 국유화, 재매각 없는 국유화를 요구하며 투쟁한다.

현재 세계대공황으로 인해 가장 두드러지게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곳이 항공산업이다. 이미 문재인 정권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위기에 처하자 올해 초 대한항공에 대해 총 1조2천억 원, 아시아나항공에 1조7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거기에 더해 6월에는 대한항공에 무려 8천억 원을 추가 지원한다는 발표하였고, 9월에는 아시아나항공에 총 2조 4천억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기간산업안정화라는 이유로, 소유주 일가가 지저분한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기업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거금을 내어준 것이다. 하지만 정작 항공산업의 노동자들은 고용불안과 해고로 고통 받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노동자 민중에게 자본주의의 모순을 절감하게 하고 있다. 또한 국유화에 대한 관심도 증폭시켰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면서도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원칙”이라며 “국유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정부 고위 관료의 발언은 민중들을 분노케 하였고, 국유화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실제 이 내용의 기사에는 “국민 세금으로 기업 살리는 건데 당연히 기업 이익 나면 국민과 공유해야지”, “왜 국유화하면 안 되지? 조씨 일가를 위해 정부가 있는 것이냐? 한번 여론조사 해봐라. 조씨 일가 빼고 공기업하는 것 찬성하는 사람이 다수일 것이다”라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자본가들의 소유권과 경영권은 절대 침해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정부가 직접 나서서 자본가들을 안심시키는 모습에, ‘이럴 거면 차라리 국유화하라’라는 반응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록 정확한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노동자 민중들이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에서 비롯된 자본주의의 모순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최근 이탈리아와 독일 등에서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여 항공산업을 국유화한 사례는 민중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현대산업개발에 매각이 실패한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사실상 국유화조치가 시행되었다. 문재인 정권은 끝끝내 국유화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국유화가 진행된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은 국유화조치 이후 곧바로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재매각을 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국유화 되더라도 이는 재매각을 위한 절차의 일환이기 때문에 구조조정이나 계열사 분리 등 몸집 줄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사례처럼 채권단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부실 자산을 정리한 후 새 인수자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3일, 뉴스토마토, 「국유화 가능성 커진 아시아나…득일까 실일까?」)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는 매각이 무산될 경우 채권단의 유력한 ‘플랜B’로 거론되고 있다. …… 정부도 이런 형태의 플랜B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에 필요한 건 결국 돈”이라며 “돈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활용해 지원하고, 이후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다시 매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7월 29일, 중앙일보, 「아시아나 국유화 가능성 시사에 주가 21% 급등」)

이에 대해 노동자들은 해고없는 국유화, 재매각 없는 국유화를 요구하고 투쟁해야 한다. 이미 국유화에 들어간 아시아나 항공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과 저가항공사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의 해고를 막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도 해고없는 국유화, 재매각 없는 국유화를 내걸고 투쟁을 해야 한다. 문제는 노동자들이 이러한 대안을 자신의 요구로 내걸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상황이 긴박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항공노동자들의 투쟁은 산발적이며, 수세적인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하루빨리 극복하기 위해서도 항공산업 노동자들이 해고 없는 국유화, 재매각 없는 국유화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실천이 절실하다.

나. 자동차산업 등 다른 기간산업과 은행의 국유화로 확대해 나간다.

세계대공황이라는 정세는 조만간 항공산업 이외의 산업들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가 한 예이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또다시 마힌드라가 자본 철수를 선언하며서 위기에 빠져 있다. 10여년의 투쟁끝에 복직한 노동자들이 또다시 고용불안에 휩싸여 있다. 한국지엠도 마찬가지다. 이미 수년 전부터 지엠자본은 군산공장 폐쇄를 비롯하여 공장축소를 단행하고 있고 노동자들의 고용을 위협하고 있다. 조만간 또다시 조립라인을 폐쇄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가들의 지배를 그대로 둔 채, 생산물량의 확보에 매달려서는 노동자들의 처지는 후퇴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두산중공업의 경우도 비슷하다. 두산 자본의 지배를 그대로 둔 채, 원자력 발전, 화력발전에 의지해서 일자리를 지키려는 것은 기후위기를 극복하려는 민중들의 요구에도 부합되지 않을 뿐 아니라, 노동조건의 후퇴를 또다시 강요받아야만 하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자본주의 틀 안에서 고용만 지키겠다는 조합주의적 투쟁으로는 일자리를 온전히 지킬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수십 년간 노동운동이 경험해온 것이다. 더 싼 일자리를 위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고, 반복되는 경제위기와 이로 인한 노동자 고통전담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지금 노동운동에 절실한 것은 자본주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상상력과 자신감이다. 자본가가 민중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서서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 자체에 문제제기를 해 나가야 한다. 항공산업에서 보았듯이 국유화 요구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것이다. 이는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상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다.

항공산업의 국유화요구는 자동차, 조선업 등 다른 기간산업과 은행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이제 구호로만 외쳐지는 국유화가 아니라, 노동자들이 정말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국유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투쟁할 수 있도록 해 나가야 한다. 세계대공황의 시기에는 이러한 투쟁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기간산업 국유화 노동자 통제의 전망을 노동자들 사이에 확대해 나가는 실천을 적극 만들어내고, 이러한 요구가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나갈 수 있게 해 나가자.

다. 이를 위해 선전, 선동 등 의식을 고양시키는 사업, 투쟁주체를 조직하는 사업, 상급노조를 비판하고 추동하는 사업이 필요하다.
① 선전, 선동 등 의식을 고양시키는 사업

무엇보다 노동운동 내 만연한 조합주의와, 국유화에 대한 노동자들의 낮은 계급의식을 극복하기 위한 사업이 첫 출발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항공산업의 노동자들이 해고를 막아내고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대안으로 국유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선전, 선동해야 한다. 또한 이를 통해 자본주의의 모순으로 공황이 일어나고 있고 그 여파로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와 맞서 싸워야 한다는 의식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② 투쟁주체를 조직하는 사업

이를 통해 국유화와 노동자 통제를 주장하는 투쟁을 현장에서 만들어 나갈 주체를 형성해 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주체들이 형성되면, 주변의 노동자들이 국유화라는 대안을 더 많이 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국유화 투쟁의 대열에 결합하게 될 것이다.

이런 주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유화와 노동자 통제에 관한 선전선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단위가 필요하다. 이미 여러 단위에서 국유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개별적인 주장으로 남아 있다. 이 단위들이 함께 국유화 선전, 선동을 진행한다면, 현장의 노동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국유화 투쟁의 주체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③ 상급노조를 비판하고 추동하는 사업

한편 민주노총 등 상급노조가 국유화와 노동자 통제 등의 전망을 가지고 노동운동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비판하고 추동하는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현재 항공산업, 자동차, 조선 등의 산업에서는 자본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져 있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고용불안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 등 상급조직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 어려운 투쟁, 힘든 투쟁이라 한계를 설정하고 국유화와 노동자 통제라는 적극적인 전망을 노동자들에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자들의 고통을 하루 빨리 끝내기 위해서라도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전망으로 과감한 요구를 제출하고 투쟁하는 것을 추동할 필요가 있다.

4. 마무리하며

세계대공황이 본격화되면서 자본이 위기에 빠지자 자본가 국가들은 막대한 구제금융을 쏟아 부으며 기업의 도산만은 막겠다고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구제금융은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는 막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구제금융이 자본가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노동자들의 고통을 하루빨리 끝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전망을 제시하고 투쟁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자본주의의 발전과 함께 생산은 사회화되었으나 생산수단은 자본이 사적으로 소유하고 있어서, 자본주의 하에서는 필연적으로 공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산수단을 사회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위한 과도적 요구로 생산의 근간을 이루는 기간산업의 국유화를 요구해야 한다. 우리는 자본가 국가들이 취한 국유화가 아니라, 해고없는 국유화, 재매각 없는 국유화를 요구하고 노동자 통제와 결합해야 한다.

이러한 기간산업의 국유화 요구는 여러 단위에서 이미 제기되었던 것들이다. 하지만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보면 한국의 노동운동은 기간산업의 국유화 요구를 가지고 제대로 투쟁해본 경험이 부족하다. 현재에도 여전히 노동운동 내에서 이러한 요구와 투쟁방향이 활발히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노동운동이 자본주의를 넘어서려는 전망을 상실한 채, 오랫동안 조합주의적 투쟁으로만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등 상급노조 또한 노사협조주의, 개량주의, 관료주의에 빠져 이러한 투쟁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유례가 없는 세계대공황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현재의 답답한 투쟁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가장 위기가 드러나고 있는 항공산업 전반에 대해서 해고 없는 국유화와 재매각 없는 국유화를 요구하며 투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항공산업 노동자들이 국유화를 자신의 요구로 만들어 나가는 실천을 진행해야 한다. 또한 항공산업 외 자동차 등 다른 기간산업의 노동자들이 국유화 요구를 받아 안을 수 있도록 과감한 실천을 벌여 나가야 한다. 또한 선전, 선동 등 의식을 고양시키는 사업, 투쟁주체를 조직하는 사업, 상급노조를 비판하고 추동하는 사업을 적극화 해 나가야 한다.

기간산업의 국유화와 노동자 통제의 요구로 노동자들의 투쟁에 새로운 활력을 만들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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