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성공을 바랄 수 없는 네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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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평창동계올림픽을 보름여 앞두고 있다. 최근엔 트럼프 당선 이후 미제국주의의 도발로 얼어붙었던 한반도 정세가 반전되어 남북대화의 물꼬가 터지면서 평화올림픽을 성사시키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평창동계올림픽은 성공해야 할까?

① 스포츠는 지배 이데올로기이다

『열광하는 스포츠 은폐된 이데올로기』의 저자 정준영은 스포츠를 비판적 관점에서 볼 때 권력의 요구와 산업의 요구가 있다고 말한다.

권력의 입장에서 스포츠는 훌륭한 사회 통제 도구가 될 수 있다. 스포츠를 통해 규율을 준수하는 습관을 주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스포츠의 규율이든 사회의 규율이든 규율을 제정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그 사회의 권력층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스포츠는 이 규율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준수하는 습관을 주입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다. …… 이런 과정을 통해 스포츠는 노동계급이 현대적인 생산 현장에서 요구하는 노동규율을 받아들이도록 부추긴다. …… 스포츠 수용자들을 즐겁게 해줌으로써 사회비판의 칼날을 무디게 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산업의 요구에서 보면 스포츠 산업이 대안적인 이윤창출의 창구가 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산업은 열성적으로 스포츠에 대한 열광을 부추겼다. 미국의 경우 스포츠 산업은 1987년 GDP의 1.1 퍼센트 정도를 차지해 전체 산업 중 23번째 규모였지만 1995년에는 GDP의 2퍼센트를 차지해 전체 산업 중 11번째로 큰 규모의 산업이 되었다. 이처럼 스포츠의 빠른 성장은 스포츠 산업의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자본 투자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입장에 따르면 과거 운동진영이 3S(sports, screen,sex)라고 불렀던 산업이 결코 사회적 통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월드컵과 달리 아마추어리즘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이미 엘리트들을 앞세운 자본의 이윤을 위한 각축장인 올림픽에 빠져드는 것을 ‘건전한 스포츠’, ‘전 세계인의 축제’라고 볼 수만은 없다. 이것이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할 수 없는 하나의 이유다.

② 강원도민들은 막대한 빚더미에 눌려있다

올림픽이 갖는 정치적 의미와 더불어, 올림픽을 반대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또 있다. 그것은 올림픽으로 공동체와 자연생태계가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시작되기도 전에 강원도민들은 이미 빚더미에 눌려있다. 바로 알펜시아의 부채인데 한때는 하루 이자가 1억 원이었을 정도다. 지금은 낮아졌지만 아직도 매일 4,700만 원의 이자를 지불하고 있다. 여기에다 무분별하게 진행된 13조가 넘는 경기장 시설비용과 올림픽이 끝난 뒤 지출해야 할 시설유지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높다. 역대 올림픽 모두 빚잔치였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평창동계올림픽도 그 규모를 줄인다고 하겠지만 올림픽 적자는 피할 수 없다. 최소 13조원에 달하는 건설비용과 폐막 이후 시설 유지에 들어갈 비용은 연간 약 165억여 원에 달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건설비용을 13조원을 넘어 약 20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그 빚은 고스란히 강원도민과 국민들의 몫이다. 올림픽위원회는 해산할 것이고, 정치인은 임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겠지만, 강원도민들과 국민들은 그 빚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2017년 기준으로 재정자립도 29.07%로 전국 하위 3위, 자체수입(지방세 및 세외수입)은 1조 4,162억 원이며, 도민 1인당 연간 지방세 부담액은 65만 원인(2017년 재정공시) 강원도가 이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까? 이렇게 강원도민들의 삶이 파탄 나는데도 올림픽을 즐기고 성공을 기원할 수 있을까?

③ 개발, 생태계 파괴, 부동산 투기

500년의 원시림이 3일간 벌어질 알파인 스키경기를 위해서 파괴됐다. 가리왕산은 조선시대부터 왕실에서 보호구역으로 엄격하게 관리되면서 수종, 수량이 다양하고 희귀식물이 많은 곳이다. 2008년 정상부를 포함해 2475헥타르를 희귀식물자생지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문제는 가리왕산이 파괴됐다는 결과가 아니라, 앞으로도 이러한 대형 행사를 위해서는 보호구역조차 언제든지 파괴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앞으로 이러저러한 이유로 파괴될 자연이 얼마가 될지 알 수 없다. 그 대문이 열린 것이다.

“남한에서 아홉 번째로 높은 가리왕산은 너덜지대가 많고 대규모의 풍혈지역이 있다. 때문에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식물과 주목, 왕사스레나무, 마가목 등 한국 희귀수목의 분포지이며, 나무의 연령대도 다양해 산림가치가 매우 높다. 가리왕산 활강스키장 건설을 위해 진행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살펴보면, 공사 과정에서 잘려나가는 나무는 5만 그루에 달한다. 그러나 강원도가 이식하겠다고 한 나무는 단 181그루에 불과하다. “대체 무엇이 친환경 올림픽인가”라고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오마이뉴스 “500년 원시 가리왕산” 주장에 강원도는 “최대 70년”)

게다가 외지인들, 특히 재벌가들이 앞장서서 평창지역의 땅을 부동산 투기 한 정황이 확인됐다. 평창지역 토지거래 중 약 70%이상이 외지인이라고 분석된다. 이것은 순수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라 올림픽을 계기로 재벌가들부터 앞장서서 부동산 투기를 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뿐인가. 새학기를 맞아 방을 구해야할 대학생들이 올림픽 특수를 노린 임대업자들에 의해서 쫓겨나고 있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투기꾼들에게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고, 대학생들조차 몇 배 높아진 임대료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림픽은 누구에게 이익인가? 이래도 올림픽이 세계인들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가?

[사진: 녹색연합]

④ 파괴와 평화는 공존할 수 없다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가 시작되면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사시키자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화답하듯이 정권은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포장하며 평창동계올림픽의 자연과 공동체 파괴를 없는 일인듯 가리고 있다. 이것이 상식적으로 올바른 입장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평창동계올림픽이 파괴의 올림픽이라며 반대했던 단체들조차 이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태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이들은 그 파괴의 후과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강원도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가? 자신의 이해가 조금이라도 반영된다면 손바닥 뒤집듯이 입장을 번복하는 태도,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보탬도 되지 않는 상황을 연출하며 자신들만이 인정하는 ‘대의’를 위해서 그 결과로 고통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희생을 권고하는 것이 올바른 운동인지 돌아봐야 한다.

올림픽은 축제가 아니다. 올림픽은 그것으로 이익을 보는 자본가계급과 정권에게만 축제일뿐이다. 평화는 파괴 위에서 건설될 수 없으며, 남북의 대화는 파괴를 합리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올림픽으로 고통받을, 삶을 빼앗긴 주민들을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올림픽에 반대해야 한다. 자본가계급과 정권의 이익을 위해 열리는 올림픽, 성공을 바랄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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