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공영제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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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회주의자]

부당해고 7년차, 150여일이 넘도록 출근하지 않는 박복규 대표이사를 만나기 위해 사무실에서 농성하고 있는 서울 한남운수 정비노동자 이병삼 동지. 파업투쟁을 시작한지 100여일이 넘고, 4월 7일자로 해고 예고 통지를 받은 평창운수지회 17명의 노동자들. 진주시 김시민대교 위에 올라 농성하고 있는 삼성교통의 노동자. 이외에도 수많은 버스노동자들이 고공농성 등 투쟁을 했었고, 또 현재 진행 중이다. 왜 버스노동자들의 투쟁은 끊이지 않을까?

버스의 운영형태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민영제로 민간사업자가 독립채산방식으로 운영하고, 필요한 경우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부분적으로 재정보조금을 지원받는 방식이다. 거의 대부분의 비광역지자체의 운영방식이다. 둘째는 서울시를 비롯한 5대광역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준공영제로 사업자와 지자체가 수익금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운영권은 사업자에게 주고, 노선조정권만 지자체가 위탁받아 운영한다. 물론 운송수익금으로도 부족한 운영비를 지자체가 재정보조금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지자체가 버스를 직접 소유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세종시처럼 직접 운영하는 방식과 신안군과 제주도처럼 독립적인 운영기구인 공사나 공단의 형태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악성 버스자본을 살려주는 준공영제

민영제와 준공영제 모두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수단과 자가용의 증가로 버스 운송수익금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지자체는 적자분에 대해서 재정보조금(세금)을 버스자본에게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주인 버스자본에게 배타적으로 소유권과 운영권이 있고, 재정보조를 하고 있는 지자체는 허울뿐인 노선조정권만 가지고 있을 뿐이다. 또한 한번 취득한 사업자면허는 영구면허가 보장되며, 제3자에게 양도까지 할 수 있는 사적재산권으로 인정되고 있다. 사업면허의 사적소유와 운영의 사회적 성격이 모순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버스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끊임없는 생존권 투쟁과 이용자인 시민의 불편과 손해는 바로 여기에서 발생한다.

한남운수 정비노동자 이병삼 동지의 투쟁을 통해서 우리는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준공영제의 문제점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름은 준‘공영제’로 버스운영제도가 마치 공공의 이익을 위해 시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민영제와 다를 바 없이 시민들의 세금으로 사업주에게 이윤을 보장해주는 제도일 뿐이다. 물론 버스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거의 개선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세금으로 지원되는 운영비는 관리책임이 있는 지자체의 묵인으로 사업자인 버스자본이 부당이득을 취하는 합법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

그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표준운송원가-원가 항목은 인건비(임원, 관리직, 운전직, 정비직), 연료비(경유 또는 CNG), 차량감가상각비, 타이어비, 차량정비비, 기타차량유지비, 차량보험료, 차고지비, 기타관리비, 적정이윤으로 구성함-를 산정할 때 부풀려진 기준을 적용해서 부당하게 세금으로 재정지원을 받는 것이다.

한남운수의 사례를 보면 정비사를 20여명을 고용하는 것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정비사 인건비를 보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10여명만 고용하고 나머지 10여명의 인건비를 착복하고 있다. 또한 평창운수의 경우 관리직이 6명이라고 신고했으나 4명만 평창운수에서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렇게 필요한 인원을 고용하지 않거나, 과도하게 인원을 고용하거나 허위로 신고해서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연간 2,000여억 원을 보조하고 있는데, 약 100억 정도가 부풀려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둘째는 서비스평가를 통해서 표준운송원가에 반영한 적정이윤이나, 비수익노선을 비롯한 적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으로 충분하게 이윤을 보장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외에 성과급을 별도로 지급하고 있다. 이 제도는 겉으로 보기엔 사업자에게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서비스의 향상을 유도하는 것으로 비춰지지만, 사실상 사업주에게 억지로라도 추가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지자체가 야합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 각 항목별 평가를 통해 1등급에서 40등급까지 성과금을 지급하는데 그 금액이 약 10억원에 이른다. 이명박 시장 시절 시행된 준공영제는 적자로 망해가는 버스자본을 살려준 신의 한 수였다.

<민간버스 사업주들의 보조금 관련한 문제 사례>

  1. 사례1. 국민권익위원회 버스보조금 감사실태(2010년 8월 17일) 발표에 따르면, 2007년도 대전시의 한 회사는 임원을 친인척으로 임명하여 290만원의 인건비를 부당하게 지급하여 운송원가를 부풀렸음. 인천광역시의 경우 운송원가에 접대비를 제외하고 있으나 OO광역시의 경우 접대비가 ‘09년도 137백만원이 포함되었고, OO광역시는 ’07년~09년‘ 원가에 포함된 288백만원이 운송경비와 직접적 관계가 없는 경조사비, 화환비 등에 사용되었음.
  2. 사례2. 2014년 3월 27일, 천안의 3개 시내버스 업체 대표와 경리책임자 등 5명이 100억원에 가까운 회사 자금 및 재정보조금을 횡령하고 편취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 이들 3개 시내버스회사들은 적자를 부풀려서 시로부터 받은 무료환승 손실보상금, 시내버스 대폐차지원금 등 100억원 상당의 보조금을 중간 과정에서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3. 사례3. 감사원의 교통보조금 집행실태 감사(2015년 1월 13일) 발표에 따르면 울산광역시의 7개 버스업체들와 김해시 버스업체들이 2011~2013년도에 국가보훈처로부터 받은 국가유공자 버스할인 이용계약금 각 2억여원과 7천4백여만원을 운송수익에서 누락시켰으나 이를 기준으로 재정지원을 했다. 그 결과 울산광역시는 1억2천여만원, 김해시는 2천7백여만원을 과다하게 지원했다.
  4. 사례4. 2015년 11월 11일 인천지검 특수부는 2009년~2013년까지 인천시내버스 영업소장들이 경비직 직원을 운전기사로 허위로 등록해 운전기사 인건비 3억 7천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했다.
  5. 사례5. 2015년 10월 6일 이언주 국회의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시내버스회사들은 버스준공영제 하에서 버스운영비용을 서울시로부터 모두 지급받고 있음에도 2010년~2014년까지 노동자들의 퇴직금이나 임금을 19억 2천만원 체불했다고 지적했다.
  6. 사례6. 감사원의 건설,환경 국고보조금 관리 및 집행실태 감사(2016년 3월 3일) 발표에 따르면 천안과 아산의 시내버스 운송사업자들이 저상버스 도입과 보조금 수입 수억원을 수년간 직원의 급여, 연료비, 대출금 상환, 회사운용자금 등의 목적 외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부당한 이득을 합법적으로 취득하는 것은 표준운송원가 산정이나 서비스평가가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검증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관련 심의위원회가 있지만, 최저임금위원회가 노동자의 처지와 요구를 반영하지 않고, 자본가와 그 입장을 두둔하는 공익위원들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처럼, 담당 공무원과 전문가, 한국노총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공정하게 심의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노동자를 대표하여 감시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 한국노총 자동차노동조합연맹의 위원장들이 관리직 기준의 임금을 보조금에서 지급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노동자와 공공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노총인 자동차노동조합연맹이 이렇게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야합할 수 있는 것은 버스업종 노동조합 조직의 98%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영제가 문제해결의 대안이다.

준공영제 시행에서 많은 법률위반과 부당이득이 발생하고 있는 버스운영 현실을 본다면, 온전한 공영제가 대세는 아니지만 가장 근본적인 대안이다. 아니 이미 시행하고 있는 지자체의 사례를 보면 최소한 우리의 피와 땀인 세금이 부당하게 사업자인 버스자본에게 들어가는 것은 막을 수 있다. 또한 수익노선을 둘러싼 업체 간의 갈등으로 인한 불합리한 노선체계와 운영을 바로잡아 이용자인 노동자, 시민에게 편안한 노선과 배차간격 제공, 저상버스 추가 도입 등 공공성을 확대할 수 있다. 물론 충분한 운전인력으로 노동강도를 낮추거나, 충분한 정비인력의 고용으로 운행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더불어 노동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나 문제제기할 경우에 자행되는 불안한 고용문제나 노동조건 등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

운영비는 운송수익금과 재정보조금으로 100% 충당하고 있기 때문에 온전한 공영제를 한다고 할 때 발생하는 자금은 초기비용인 버스인수(구입)비용이다. 그러나 이미 버스를 구입할 때 최소 30% 정도를 보조하고 있고, 감가상각비까지 계산하면 실제 초기구입 비용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평창운수를 예로 든다면 신차가 대당 1억원에 달하지만 중고차 시세를 계산하면 14대를 구입하는데 약 4억원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 있다. 그 정도면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확보하는데 많은 비용이 아니며, 지자체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사는 사회공공연구원 이영수 연구원의 「평창군 민간버스 운영의 문제점과 버스공영제 추진방향」 자료와 공공운수노조 서울경기강원지역버스지부 박상길 동지와 진행한 인터뷰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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